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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간의 남미 여행/콜롬비아

D+16, 보물같은 바다가 있는 곳, 타이로나 국립공원



산타마르타에서 1시간 정도 떨어진 '타이로나 국립공원'에 갔다.

한국에 있을 때 '지카 바이러스' 때문에 가지말아야겠다고 생각했던 곳이었다.

하지만, 정작 이곳에 오니 정말 거짓말같이 '지카'에 대한 경계가 확 무너져버렸다.

현지인들도 그곳 지카 모기는 살지 않는다고 하기도 하고. 

아무튼 그래서 1박 2일로 타이로나 국립공원에 갔다.

타이로나 국립공원에 간다고 하면 현지인들은 하나같이 그곳이 자기가 정말 사랑하는 곳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래서 더욱 기대가 됐다. 도대체 어떤 곳이길래 여기 사람들이 이렇게 좋아하나.


그리고 그곳에 가서, 그 이유를 알았다.


타이로나 국립공원은 산과 바다가 만나는 곳이라 그 사이에 두 개의 생태계가 있기 때문에 

굉장히 다양한 식물과 동물종이 서식하는 곳이라고 한다. 

검은 짖는 원숭이, 티티원숭이, 붉은 딱따구리, 이구아나, 재규어, 다양한 종류의 도마뱀, 열대 수중생물들, 

독수리, 콘도르 등 400종이 넘는 새들, 희귀 앵무새들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물론..난 보지 못했다.)

뭐, 자연적 가치가 어떻든 간에, 그런 걸 다 떠나서 그곳은 참 아름다웠다.

어마어마하게 큰 나무들과 나무들 사이에 어마어마하게 큰 벌집, 

어마어마하게 큰 바위들과 그 바위와 나무들 사이로 들려오는 바다소리. 

그리고 어느 순간 눈 앞에 펼쳐지는 파란 바다.


2시간 넘게 산길을 걷는 트래킹이 쉽지는 않았지만, 분명히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


우리는 El cabo de san juan 이라는 지점까지 가서 1박을 했는데,

해가 지자 인공 불빛이 거의 없어서 그런지 하늘에 별들이 쏟아질 것처럼 보였고,

텐트에 누워서도 별을 볼 수 있었다. 별과 멀리서 들려오는 파도 소리. 정말 낭만 그 자체였다.


바다도 굉장히 깨끗하고 예뻐서, 바라보는 것도- 그 안에 들어가 수영하는 것도- 모두 좋았다.


두 번째 날은 체크아웃을 하고 다시 밖으로 나가는 길에 La piscina 라는 곳에 멈춰 스노클링을 했는데,

바다 속에 예쁜 물고기들을 많이 볼 수 있는 것도 좋았지만, 

스노클 장비를 빌려주는 아주머니 때문에 더욱 기분이 좋았다.

처음엔 '장사꾼은 어딜 가나 있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그 아주머니는 그냥 장사꾼이 아니었다.

말이 잘 통하지 않는 우리에게 어디에 가면 무엇을 볼 수 있는지 설명해주고 싶어서

지나가는 다른 여행객을 불러세워 통역을 부탁해서 어디어디로 가라고 설명을 해주었다.

하지만 통역을 해준 현지인도 영어가 서툴러 아주머니의 이야기를 다 통역해주지는 못했었나 보다.

스노클을 마치고 장비를 반납하는데 '토르투가'를 봤냐고 물어보는거다.

그래서 못봤다고 했더니 어찌나 아쉬워하시던지, 다시 우리를 바닷가 쪽으로 데리고 가서

방향을 가리키며 다시 가보라고 한다.

시간이 많이 지체되기도 하고, 춥기도 해서 그냥 오기는 했지만-

아주머니의 그 마음이 너무 고맙고 기분이 참 좋았다.


장비만 빌려주는 게 아니라, 이곳의 예쁜 바다 속 구석구석을 함께 보여주고 싶어하던 아주머니.

그 아주머니의 큰 풍채만큼이나 넉넉했던 마음과 아주머니의 미소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아주머니, 고마워요!! (아, 이름이라도 물어볼껄-)


2016. 3. 1



<Tip> 타이로나 국립공원 가기


1. 산타마르타 시내에서 타이로나 국립공원 매표소까지 가기

산타마르타 시장에 버스 정류장이 있다. Carrera 11과 Calle11이 만나는 지점에 버스 정류장이 하나 있다.

옛날 가이드북에 이곳에서 타이로나 국립공원가는 버스가 있다고 했는데,

가보니 민카 가는 버스를 타는 곳이었다. 이곳에서 조금 더 걸어가면 타이로나 가는 버스정류장이 있는데,

가면서 '타이로나'라고 말하면 길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알려준다.

버스 정류장에 가면 어떤 버스를 타라고 알려준다. 1인당 7,000페소(2016.2.27 기준)

버스를 타고 1시간 정도 가면 매표소 앞에 선다.

가는 길에 경찰의 검문(?)이 있었는데, 여권을 보여줘야 했고, 경찰은 여권에 출입국 도장이 있는지 확인했다.

현지인에게 이 검문에 대해 나중에 물어보니, 범죄자가 있나 없나 경찰이 검사하는거라고,

늘 그런 건 아니고 가끔씩 한다고 했다.


2. 매표소에서 표 구입하기

매표소에 가면 타이로나 국립공원에 대한 설명과 주의사항을 알려주는 것으로 보이는 간단한 브리핑이 있다.

스페인어를 이해하든 못하든, 이걸 들어야 표를 살 수 있다.

외국인은 입장료 4,2000페소(2016.2.27 기준)다.

표를 살 때도 여권이 필요하다.

표를 구입하면 경찰이 짐 검사를 철저하게 한다. 짐 검사가 끝나면 매표소부터 트래킹이 시작되는 지점인

주차장까지 작은 봉고차를 타고 가야하는데, 걸어갈 수 없다고 무조건 타라고 한다. (걸어갈 거리는 아니다)

근데 이게 3,000페소다. 


3. 트래킹 또는 말타기

타이로나 국립공원 주차장부터 트래킹이 시작된다.

타이로나 국립공원에서 캠핑을 할 수 있는 곳은 크게 세 곳이 있다고 하는데 나는 두 곳만 알고 있다.

Arrecife와 El cabo de San Juan이 그 곳이다.

Arrecife는 주차장부터 약 1시간 정도 걸어가면 나오는 곳인데 우리는 1시간 30분 걸렸다. (내가 느리다...)

Arrecife에서 1시간 정도 더 걸어가면 El cabo de San Juan이다.

입구에서 El cabo de san Juan까지 말을 탈 수도 있는데...가격은 잘 모르겠다..(정보가 정말 허접..;;)

현지인 친구는 입구부터 짐만 맡기는데 4만페소를 냈다고 한다.

La Piscina부터 El cabo까지는 사람 타는 거 물어보니까 15,000페소를 부르기는 했다.

아주 힘들면 말을 타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은데, 걷는 것도 아주 힘들긴 하지만, 보람은 있다.

근데 짐이 많으면 걷는 것 정말 힘들다. 그냥 가서 사먹는다고 생각하고 짐은 최소화하는 것을 추천한다.


4. 캠핑 정보

Arrecife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머무르는 곳인데 이곳에는 수영을 할 수 있는 곳은 없다고 들었다. 

Arrecife 근처에는 원주민들이 거주하는 촌락이 있다고 한다. 

이곳 해먹과 텐트 가격은 모르겠는데, 해먹도 모기장 시설이 되어 있다.

식당은 1만페소~2만5천 페소 정도. 1리터 물은 6천 페소.

Arrecife에서 15분 정도 걸어가면 La Piscina로 알려진 바닷가가 나온다. 

파도가 세지 않은 편이라 수영하기에 좋고, 스노클하기에도 매우 좋다.

La Piscina 앞에는 스노클 장비를 빌려주는 아주머니가 있는데, 스노클 10000페소, 핀 10000페소에 빌려준다.

여기에 가이드+사진촬영을 포함시키면 40000페소다.

우리는 그냥 2만페소에 스노클과 핀 장비를 빌려서 스노클을 했는데, 볼 수 있다는 엄청 큰 거북이는 못봤다.

하지만 정말 예쁜 물고기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La piscina에서 20분 정도 더 걸어가면 El cabo de San Juan이 나온다.

이곳 바다도 참 예쁘고 깨끗한데, 파도가 세다. 

이곳은 텐트 대여 25,000페소(인당)고, 샤워실과 화장실 시설이 잘 되어있다.

식당도 있는데, 1만 페소~2만5천 페소 정도면 음식을 사 먹을 수 있고, 아침식사는 계란 포함 1만 페소,

계란 불포함 6천 페소. 과일 주스는 5천 페소다.

El cabo de San Juan에서는 작은 'Ciudad Perdida'이라고 불리는 El Pueblito가 있는데 2.4km정도

트래킹하면 갈 수 있다고 한다. 우리는 갈까 하다가 돌아오는 게 겁나서...안가기로...


그리고 El cabo de San Juan에서 보트로 타강가까지 갈 수도 있다. 4만페소.


5. 기타

물가가 비싸다고 해서 음식들을 싸가지고 갔는데 생각보다 심각하게 비싸지는 않은 것 같다.

간단한 스낵이나 과일 정도만 싸가면 좋을 것 같다.  머지는 그냥 식당에서 사먹어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