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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기 전

D-27, 남미여행 루트짜기

남미는 엄청나게 큰 대륙이다.

그냥 '남미'라고 뭉뚱그려 말하지만, 그 안에는 10개가 넘는 나라가 있고, 

크기도 어마어마하다. (유럽 정도를 생각했다면 큰 오산!!)

남미 대륙에서 5번째로 큰 나라라는 볼리비아가 프랑스와 스페인을 합친 정도 

크기이고, 볼리비아의 유명한 우유니 소금사막 하나가 경기도보다 크다고 하니

상상해보시길...(우유니 소금사막 12,106k㎢, 경기도 10,184㎢)

이렇게 어마어마하게 큰 대륙을 단 100일만에 여행한다는 것은,

가장 효율적인 경로로, 정말 원하는 곳만 가야한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어디 가보고 싶은 곳이 한두군데인가. 

(소금사막 때문에 남미를 꿈꿨지만, 론리플래닛을 펼쳐든 순간-

수많은 꿈들이 생겨버렸다;;)

주어진 돈과 정해진 시간 안에서 가장 후회없는 선택을 하는 것. 

그게 여행 루트를 짜는 게 아닐까.

그래서 정말 여행루트 짜는 건 도닦는 것 같기도 하다.

마음을 비우고, 내려놓고, 또 내려놓고....-_-


아무튼 내가 사용했던 루트짜는 방법과 현재까지 완성된 루트를 소개해볼까 한다.

(우유니 소금사막 도착까지 루트를 짜고 난 후, 지쳐서 잠시 쉬는 중;;;)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나의 경험에 국한된 방법이니, 참고만 하시길!



1. 어떤 곳이 있을까? 탐색하기

아마 남미에 가야겠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대부분 나처럼 우유니 소금사막이나 

마추피추,또는 나스카 라인이나 이스터섬, 이과수 정도를 생각하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콜롬비아, 에콰도르, 베네수엘라, 페루, 볼리비아, 칠레,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나라 곳곳마다 우리가 잘 모르는, 가볼만한 곳들이 정말 많을 것이다.

첫 번째 단계는 바로 이 '가볼만한 곳들'에 대해 알아보는 것이다. 

우유니 소금사막의 환상적인 사진이 나로 하여금 남미를 꿈꾸게 했듯,

이 단계에서는 아주 객관적이고 현실적인 정보보다는

양념 팍팍!! 쳐있는, 낭만가득한 책을 보고, 어딘가에 "꽂히는 게" 중요하다.

나는 서점에서 몇 가지 책들을 살펴보다가

'남미의 101가지 매력'이라는 책을 구입했다.

'하늘호수의 세계여행'이라는 유명한 블로그를 운영하는 여행작가가 집필한 책인데,

남미에 대해 아는 거라곤 위에서 언급했던 소금사막, 마추피추가 다였던 나에게는

매우 쉽게 남미 곳곳을 훑어볼 수 있게 해준 책이었다.


페루, 잉카의 길을 걷다 
001구름 속을 걷다, 와라스 69호수 
002남미의 관문, 리마 
003사막을 달리며, 이카 버기 투어 
004잉카의 심장, 쿠스코 
005안데스 퓨마의 머리, 삭사이와만 
006잉카의 잃어버린 도시, 마추피추 
007티티카카의 슬픈 자화상, 갈대 섬 우로스 
008새콤달콤한 페루의 맛, 세비체와 삐까로네스 
009맛도 가격도 최고, 남미의 생과일주스 
볼리비아, 하늘과 맞닿은 알티플라노를 달리며 
010한가로운 호숫가의 휴식, 코파카바나 
011이보다 더 아름다울 수 없는 티티카카, 태양의 섬 
012세상에서 가장 높은 달동네, 라파스 
013새하얀 빛의 사막, 우유니 
014안데스 산맥의 유혹, 우유니 알티플라노 
015우유니 사막의 주인, 야생동물 
016티티카카 호수의 별미, 뜨루차 
017담백한 맛의 향연, 야마 요리 
칠레, 풍요로운 안데스의 축복 
018아타카마 사막 속 오아시스, 산페드로 
019달의 계곡에 지는 석양, 아타카마 사막 
020세상에서 가장 마른 땅의 호수, 아타카마 사막 
021비상하는 칠레의 심장, 산티아고 
022태평양의 몰아치는 파도, 비냐 델 마르 ......

목차에서 보는 것처럼 남미 이곳 저곳에 대한 정보와 감상 그리고 사진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어 한두시간이면 휘리릭 읽을 수 있다.

이 책을 보면서 나는 내가 끌리는 곳들을 표시해두고 가야할 나라를 정해보았다.

물론 이 책만 본 건 아니고 밤새 웹서핑을 하며 다녀온 사람들의 블로그도 보고

남미사랑 카페의 여행기도 읽어보며 내가 갈 곳들을 그려보았다.


2. 내가 가고싶은 곳은? 거칠게 그림 그려보기

대충 남미에 어떤 곳들이 있는지 대략 파악이 되었다면, 

내가 가보고 싶은 곳을 무작위로 메모를 해둔다. 

그리고 우선, 남미 지도에 가고 싶은 나라를 표시해보자.

남미여행을 하는 많은 사람들이 페루 리마로 들어가서 브라질 리우나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나오는 경로(또는 그 반대)를 선택하기 때문에

나도 처음에는 페루에서 시작하는 여행만 생각했다.

그러다가 콜롬비아에 보테로 미술관이 있고, 무려 무료에다 사진도 마구마구 

찍을 수 있다는 정보를 보고, 바로 콜롬비아에 깃발을 뙇! 꽂아버렸다.

게다가 동물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갈라파고스 섬의 유혹을 떨쳐버릴 수 없어 

에콰도르도 포함시켰고, 페루와 볼리비아는 고민의 여지없이 가는 것으로.

그리고 영화 '해피투게더'를 사랑하는 남편을 위해 이과수폭포를 가기 위해

아르헨티나와 브라질까지 포함시켰다.

이렇게 대략적으로 가고 싶은 나라를 정하면

어느 나라로 들어가서, 어느 나라에서 나올지를 정하고 항공권을 구입하면 된다.

나는 콜롬비아 in, 브라질 out으로 결정하고 그 때부터 계속 항공권을 검색하고,

가장 좋은 가격이다 싶을 때 바로! 항공권을 예약했다.

이제 남은 건 세부 일정을 짜는 것!


<Tip> 기간에 따른 여행지 예시

아무리 가고 싶은 곳이 많아도, 여행기간에 맞춰 현실적인 여행지 선정이 중요!

남미 내 비행기를 이용하면, 비용이 많이 들긴해도 더 많은 곳을 갈 수 있다.

한 곳에 여유롭게 오래 머물며 여행하는 스타일인지, 여유가 없더라도 최대한 

많은 곳을 봐야 하는 스타일인지 등 개인의 여행 스타일도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다.

 기간

 in-out

여행지 

 1주-2주

 리마in,

산티아고out

페루(마추픽추, 쿠스코), 볼리비아(우유니), 칠레(산티아고) 

 3주

 리마in,

산티아고out

페루(와라스, 리마, 이카, 쿠스코, 마추픽추), 

볼리비아(티티카카, 우유니), 칠레(아타카마, 산티아고)

 1달

 리마in,

리우out

 페루, 볼리비아, 아르헨티나, 브라질


<Tip> 나라별 핵심 키워드 (출처 : 론리 플래닛)

론리 플래닛에 나와있는 나라별 키워드를 정리해본 것이다.

역사, 유적에 관심이 많은지, 동적인 액티비티를 좋아하는지 등 

여행지를 선정할 때는 개인의 취향이 매우 중요하다.

 국가

핵심 키워드 

 아르헨티나

 대도시의 매력 열기가득한 탱고클럽, 고풍스러운 카페

 경이로운 자연경관 모레노 빙하, 고래와 펭귄이 서식하는 발데스반도,

 자연의 생명력이 느껴지는 이과수 폭포

 아웃도어 액티비티 하이킹, 상급 급류 래프팅, 스키, 트래킹

 브라질

 매력적인 해안선 야자수가 빼곡한 7500km 길이의 해안선

 엄청난 생물 다양성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생물종이 있는 아마존

 다양한 인종 식민시대에 이주한 포르투갈, 일본, 아랍, 아프리카, 유럽인

 다양하고 다채로운 문화

 볼리비아

 아름다운 풍경 세계 최대의 소금사막, 총천연색 호수 등 아름다운 자연

 잉카 트레일 고대 잉카문명 길을 따라 트레킹

 자연탐험 액티비티아 마니아라면 놓쳐선 안될 여행지, 대규모 국립공원

 칠레

 파타고니아 트레킹 W구간 하이킹 코스가 잊지못할 경험

 꿈같은 사막 풍경 세계에서 가장 건조한 아타카마 사막

 증류주와 와인의 나라 

 페루

 전통문화 다양한 종교와 축제, 퀴퀴한 박물관 밖에서 접하는 전통문화

 잉카문명 마추픽추부터 쿠엘랍 운무림까지 명성 자자한 페루의 유적

 안데스 산맥부터 아마존까지 아마존 우림, 숨은 협곡마을, 

 웅장한 안데스 산맥, 놀라운 자연경관 만끽


3. 본격적인 여정짜기

어느 나라에 갈지 정했다면, 이제부터 본격적인 여정짜기 시작이다.

누군가는 아주 대략적인 일정만 정하고, 현지에 가서 물 흐르듯 여행을 하기도 한다.

나 역시, 이전에는 대략적인 일정만 정하고 가서

그 때 그 때 기분에 따라, 또는 현지에서 알게된 정보들에 따라 움직이곤 했다.

계획이야 언제든 바뀔 수 있겠지만

남미는 나라 한 개가 아니라 여러 개의 나라이다 보니,

도시별 이동 뿐 아니라 나라별 이동도 신경써야 하고, 

시간이 아주 여유로운 게 아니다보니 주어진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는게 필요하다.

그리고 또 하나, 나의 경우엔- 물 찬 우유니 사막을 보는 게 아주 중요해서!!

우기가 지나고 너무 늦게 우유니에 도착하지 않도록 일정을 짜는 게 필요했다.


지금부터는 양념 듬뿍 친 낭만적인 정보보다 현실적이고 객관적인 정보가 중요하다.

(아름답게 포장된 곳에 대해 검색하다보면 실제로는 별로였다는 후기도 많다)

분명 앞 단계에서 여러 여행기들과 사진들을 본 사람들이라면

가고 싶은 곳이 무수히 많이 생겼을 것이다.

이제는 무수히도 많았던, 워너비 도시들 중에 정말로 내가 원하고, 나한테 맞는,

그리고 나의 일정과 예산 안에서 갈 수 있는 곳들만을 골라내야 한다.

(정말 제일 힘들고 슬픈 단계다 ㅠㅠ)


앞 단계에서 메모해뒀던 가보고 싶은 곳을 나라별로 나열해본다.

나의 경우엔

콜롬비아 - 보고타, 메데진, 깔리, 까르타헤나, 산타마르타, 산안드레스, 산 아구스틴

에콰도르 - 갈라파고스, 오타발로, 바뇨스

페루 - 뜨루히요, 와라스, 마추피추, 쿠스코, 아레키파, 푸노, 티티카카호수

볼리비아 - 코파카바나, 코차밤바, 우유니, 포토시, 수크레, 오루로

칠레 - 아타카마, 산티아고, 이스터섬

아르헨티나 - 부에노스 아이레스, 멘도사, 코르도바, 이과수

브라질 - 이과수


이 정도였는데,

3월까지가 우기인 우유니 사막에 적어도 4월 중순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하다보니

콜롬비아와 에콰도르, 페루를 빠르게 지나가야하는 상황이 되었다.


나같은 경우 상대적으로 칠레와 아르헨티나, 브라질에 큰 관심이 없고, 

콜롬비아, 에콰도르, 페루, 볼리비아 쪽에 가고 싶은 곳이 많은 편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리우in을 해서, 칠레와 아르헨티나를 빠르게 보고 볼리비아에

3월 달에 들어가는 일정이었으면 좋았을텐데...

저렴한 항공권이 나와서 전체 일정을 다 짜기 전에 항공권을 구입하는 바람에..

망했다..ㅠ_ㅠ (여러분들은 in,out 도시 잘 선정하시길!!!)


여하튼, 이런 상황에서

최종적으로 정리한 여정

콜롬비아 : 보고타 - 산타마르타 - 까르타헤나 - 산 안드레스 - 메데진 

에콰도르 : 키토 - 오타발로 - 바뇨스- 과야킬 - 갈라파고스 - 과야킬

페루 : 와라스 - 리마 - 쿠스코(마추픽추) - 푸노

볼리비아 : 코파카바나 -라파스 - 루레나바께 - 우유니 - (포토시, 수크레)

칠레: 아타카마 - 산티아고 - 푸콘 (이후 미정)

아르헨티나: 미정

브라질: 미정 

(만약, 이 계획대로만 된다면 우유니에 4월 15일 정도에 도착하게 된다.

물찬 우유니 볼 때까지 계속 투어할거다. 선셋투어, 선라이즈투어, 별투어 등등!!)


세부적인 루트를 짤 때는 도시 간 이동 거리와 이동 시간,

나라간 이동 방법(육로 or 항공)과 비용 등 여러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나의 경우, 콜롬비아에서는 

비바콜롬비아라는 저가항공이 버스비용이랑 큰 차이가 나지 않아서

보고타-산타마르타 구간은 항공으로 이동할 계획이다.

(버스 16시간, 항공 2시간 인데 비용은 1-2만원 차이다.)

그리고 콜롬비아-에콰도르-페루는 모두 육로로 국경을 넘을 계획인데,

어떤 국경도시를 이용하는 게 좋은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고, 

이동은 용이한지 알아보기 위해 웹서핑을 정말 많이 했다.

세부 루트를 짜면서부터는 도시 정보와 이동 정보 등을 꼼꼼히 챙겨야 한다.

(이 부분은 나중에 여행하면서 직접 경험하고 공유하는 것으로 할게요!! ^-^)


<Tip> 여행지별 여행 최적기(출처 : 세계일주 바이블)

† 마추픽추 : 4~10월

† 이스터섬 : 11~4월

† 우유니 소금사막 : 11~3월

† 이과수 폭포 : 4~6월

† 모레노 빙하 : 12~3월

† 파타고니아 : 12~2월

† 갈라파고스 제도 : 11~6월

† 빌카밤바 : 11~6월

 

<Tip> 나라별 여행 시기(출처 : 론리 플래닛)

† 아르헨티나

12~2월 : 파타고니아와 해변 여행 최적기. 부에노스아이레스와 북쪽은 덥다.

3~5월, 9~11월 : 부에노스 아이레스, 레이크 디스트릭트, 멘도사 여행 최적기.

6~8월 : 스키 성수기. 북쪽 지방 여행에 좋음. 해변들은 폐쇄된다.

† 브라질

12~2월 : 카니발을 앞두고 분위기 고조. 물가 상승. 아마존은 우기

9~11월 : 청명하고 쾌적한 날씨. 관광지 인파 줄어듬

3~6월 : 물가가 저렴해짐. 화창한 북동부 지방으로 여행자들의 발길이 이어짐.

† 볼리비아

3~10월 : 여행 성수기. 날씨가 맑아 하이킹과 자전거, 등산 즐기기에 제격

11~4월 : 우기이기 때문에 여행하기에 조금 불편. 저지대보다 시내에서 여행하기

2~4월 : 역시 우기. 볼리비아 전국에서 열리는 다양한 축제를 즐길 수 있음.

† 칠레

11~2월 : 파타고니아 여행 최적기(물가도 높아짐) 해변이 인파로 가득

3~5월, 9~10월 : 포도 수확기. 산티아고에서는 쾌적한 날씨 만끽.

7~8월 : 북부에 화창한 날씨. 칠레인들은 7월에 겨울 휴가를 떠남

† 페루

12~3월 : 가장 뜨겁고 하늘이 맑은 시기. 해안에서 서핑과 일광욕하기 좋음

1~8월 : 안데스 고산지대와 동쪽 열대우림을 하이킹하기에 적합한 시기

9~11월, 3~5월 : 여행하기에 좋은 날씨면서 여행자의 수가 적은 시기


4. 여행 루트짜기 완료!! 

이렇게 도시별 이동 계획까지 다 짰다면, 여행 루트 완성이다!

물론, 여행을 다니다보면 새로운 동행을 만나기도 하고,

예상했던 것보다 도시가 너무 좋아 더 머물게 되거나 혹은

생각보다 별로라서 빨리 이동을 하게 되기도 하면서 

계획이 많이 변경되기는 할 것이다.

그래도 가이드라인이 있다면 훨씬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여행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다들 즐거운 여행 준비하시길!!! ^-^



by 길치아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