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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간의 남미 여행/칠레

D+88, 아름다운 항구도시, 발파라이소

파블로 네루다 뿐 아니라 여러 시인과 화가 등 예술가가 이 곳의 매력에 이끌려 떠나지 못했다는 곳.

발파라이소.

한 때 칠레의 주요 항구 역할을 했다는 항구도시 발파라이소는

언덕 곳곳에 마을들이 들어선, 골목길을 따라 가다보면 예쁜 벽화에 시선을 빼앗기고, 

알록달록한 마을 풍경과 바다 풍경에 넋을 읽게 되는,

그래서 결국 구불구불한 길 어딘가에서 곧 길을 잃게 되는 그런 곳이다.


산티아고에서 9인실 도미토리에서 지내다가 발파라이소에서는 같은 가격에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넓은 더블룸을 얻었는데, 그런 곳을 이틀만에 떠날 수 밖에 없었던 것이 두고두고 후회되었다.

발파라이소를 떠나 멘도사에 가는 버스에서 영탄이랑 둘 다 동시에 했던 말이

'사실 하루 더 있고 싶었어' 였다.


이틀 밖에 머물지 않았기 때문에 특별히 많은 것을 하지는 못했다.

숙소에서 나와 구불구불한 골목길을 따라 내려가 유명하다는 콘셉시온 언덕에서 전망을 보고,

가장 오래되었다는 엘리베이터를 타기도 하고.

파블로 네루다 집을 찾아 베야비스타 쪽 언덕길을 한참 걸어, 파블로 네루다 집을 구경하기도 하고.

첫 날 하루는 정말 계속 걷고 걷고 또 걸은 것 말고는 한 게 없는데,

사실 발파라이소는 그냥 걷는 게 전부일 수 밖에 없이 아름다운 골목길과 마을 풍경을 가진 곳이다.


둘 째날에는 수산시장에 갔는데,

그곳에서 정말 엄청 싱싱한 성게를 즉석에서 레몬즙을 뿌려 먹는 경험을 했는데,

아직도 입 안에서 살살 녹는, 그 성게맛을 잊을 수가 없다. 정말 정말 엄청 맛있다!!

수산시장에서 꽃게, 가리비 등 각종 조개를 사다가 저녁에는 해물찜을 해서 먹었는데.

영탄이의 요리 실력에 또 한 번 놀랐다는! 정말 너무 맛있었다!!

사실, 내가 하루 더 머물고 싶었던 이유는 그 해산물을 다시 먹고 싶어서였는데,

그동안 거쳐왔던 곳과 다르게 굉장히 다양한 종류의 해산물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곳이 발파라이소였다.

고기를 안먹는 나에게 이 곳은 천국과도 같은 곳!!


하지만 아쉽게도,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여정 때문에,

그리고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꼭 2주를 머물고 싶다는 바램을 이루기 위해 서둘러 떠나야만 했다.


발파라이소에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근처 해안가 '비냐델마르'도 가고 그런다는데, 거기도 못가보고.

파블로 네루다가 가장 좋아했다는 집 '이슬라 네그라'도 가보지 못했다.

하고 싶었던 워킹 투어도 하지 못하고.

언젠가 다시 칠레에 가게 되면 그 때는 발파라이소에 조금 더 오래 머물러 봐도 좋을 것 같다.


발파라이소 도착한 날, 잠시 비가 내렸다. Faro Azul 숙소, 방에서 바라본 풍경.

숙소에서 바라본 일몰. 정말 전망이 끝내줬던 숙소! :)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의 크고 작은 골목길을 걷는 것이 너무나 즐거운 발파라이소.

이 싱싱한 성게에 즉석에서 라임즙을 뿌려가지고 한입에 쏘옥 넣으면, 그냥 입에서 녹는다~~~

저녁 식사. 정말 너무 너무 맛있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