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좋았던 갈라파고스지만,

싱싱한 과일이나 야채를 찾아보기가 힘들고, 식재료들이 너무 비싸서

그곳에 머무는 동안 마치 (MSG 살짝 쳐서) 기아체험을 하는 것만 같았기 때문에!!!


그래서 갈라파고스 다음 행선지였던 쿠엔카에서 만난 시장은 정말 천국같았다. 

각종 야채와 과일들이 싱싱하고 넘쳐 났던 청과물 시장! 너무나 그리웠던 길거리에서 잘라 파는 1달러짜리 과일들!

단 돈 1달러면 행복해질 수 있었던 곳. 


빨간색 지붕의 건물과 자갈이 박힌 오래된 길이 마치 유럽같았던.

골목 곳곳의 벽마다 예쁜 벽화들이 너무나 기분 좋았던 곳.

엄청 뜨거웠던 갈라파고스에 비하면 날씨도 너무 쾌적했던. 그래서 한없이 게을러져서 동네를 아무 목적없이 거닐던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곳.


이번 여행은 항상 가보고싶은 곳, 해보고 싶은 것의 목록들을 머리속에 잔뜩 집어넣고

하루하루를 바쁘게 움직였던 날들이 많았다고 생각했는데-

생각해보면 파란 하늘과 예쁜 지붕에 감탄하고, 공원에서 만난 고양이들한테 푹 빠져 시간을 보내고,

골목골목 예쁜 벽화와 가지각색의 화분들이 가득한 발코니를 구경하고,  

잔디밭에 누워 현지인 가족들의 휴일을 관찰하기도 하면서-

지금 이곳, 한국에서는 하지 못할 사소한 일들로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그 땐- 참 바쁘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여행은 왜 이리 바쁘고 여유가 없지- 하고 생각했는데-

이곳, 내가 원래 발붙이고 살던 이곳에 돌아와 다시 반년을 보내고 보니-

그 때가 얼마나 여유로웠는지, 이제야 알 것 같다.


눈부시게 파란 하늘을,

그 하늘에 두둥실 떠가는 하얀 구름을,

그 아래 싱그러운 나뭇잎들을 춤추게 하는 바람을,

아무런 조바심없이-

그냥 마냥 바라보고 느끼며-하루를 보내고 싶다. 


다시 길을 떠나고 싶다.







'여행, 그 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영장에서의 다이빙 대리체험  (2) 2017.01.23

새해가 되면서 

좀 더 부지런하게, 건강하게 살고자 소심한 남편과 함께 수영을 다니기 시작했다.

우리 동네 수영장에는 강습이 이루어지는 주 공간 외에 작은 유아풀 1개와 보글보글 거품이 나는 풀이 2개가 더 있다.

하루는 강습이 끝나고, 거품이 나는 풀에 들어갔다.

수경을 끼고 같이 잠수하는 순간, 바닥부터 보글보글 올라오는 물방울에 둘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다이빙하는 것 같애!!!"라고 외치며 즐거워했다.


"아-키커락 다이빙 진짜 좋았지!!"

"맞아. 그 때 그 물고기 벽!! 기억나? 진짜 물반 고기반이었지?!"

"아 키커락 다시 가고 싶다"

"나는 진짜 그 때 망치상어가 내 눈앞에 나타날 때 '두둥'하는 효과음이 들리는 것 같았어"

"다음에 꼭 다시 같이 가자"

"너 또 혼자 뒤도 안보고 막 가버리는거 아니야?"

"히히히히"


그러면서 또다시 여행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진한 그리움과 가슴 뛰는 설레임을 오랜만에 느꼈다는...



여행 다닐 때는 둘이 자주 티격대기도 하고, 영탄이는 자주 '내가 오려고 해서 온 게 아니야. 

어쩔 수 없이 따라온거야'라는 말로 나의 속을 확확 뒤집어 놓았었는데

막상 여행을 다녀온 후에는 영탄이가 훨씬 더 여행 다닐 때 이야기를 자주한다.

여행다닐 땐 많이 쓰지도 않았던 스페인어로 아침인사를 하며 나를 남미의 추억에 빠지게 하기도 하고,


우린 언제 또 다시 길을 떠날 수 있을까?



'여행, 그 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소한 기억 하나  (4) 2017.02.02

한 편으로는 기대되면서, 또 한 편으로는 너무 무서웠던 리우.

이래저래 앞의 일정들이 늘어지면서 리우에는 딱 2박 3일 있었는데

만약 조금만 더 있었다면 리우와 정말 깊은 사랑에 빠졌을 것 같다.


음식이 맛있고, 사람들이 친절하고 호쾌했던!

쌈바 클럽에서 멋진 연주와 춤을 느낄 수 있었던 리우.


역시 물가가 꽤 비싸긴 했지만 그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비하면 선택의 폭이 넓었고,

음식들도 더 맛이 있었고, 이제 겨울에 접어드는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거리에 과일들이 많이 있었다.

(아- 나는 정말 동남아 체질인가보다. 여행내내 거리에 넘쳐나는 열대과일을 상상했는데,

시즌을 다 비껴간걸까. 콜롬비아 이후로 거의 보질 못했다. 있어도 비싸거나 ㅠㅠ)


하지만 역시 치안이 불안하긴 했다.

낮에 도심 쪽을 걷는데도, 우리를 향해 걸어오며 뭐라고 말하는 껄렁껄렁한 사람들,

너무 당당하게 돈을 달라고 요구하는 거지들. 

혹여나 칼이라도 꺼내들지 않을까 초조해하며 최대한 사람들이 많은 쪽으로 걸어다녔던 긴장되었던 순간들.


너무 짧게 있어서-

그리고 포르투갈어를 전혀 하지 못해서-

그리고 여행 마지막이라 새로운 것을 보고, 발견하고 싶은 호기심보다는 돌아갈 준비를 하느라

리우를 충분히 알지도, 보지도, 느끼지도 못한 채

잔뜩 긴장만 하다 떠난 것 같아 많이 아쉽다.


그래도 아이러니한 것은 부에노스 아이레스 다음으로 가장 많이 밤에 돌아다니면서 술마시고, 

클럽에도 가고 했던 게 리우라는...;;


이제 여행이 끝났다.

여행 막바지가 너무 바빠서, 리우에서 좋은 기억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팟캐스트 녹음도 하지 못하고-

제대로 된 기록도 많이 남겨놓지 못했다.


110일간의 여행.


여정과 정보를 기록하고 공유해보려고 시작한 블로그인데

팟캐스트에서 대부분 이야기를 풀어놓다보니 블로그에 또 글을 쓰는게 생각보다 쉽지가 않았다.

결국, 뭔가 숙제처럼 블로그를 쓰게 되버렸다는...;;;


이제. 

그동안의 여행을 다시 돌아보면서, 사진들을 꺼내보면서

생각나는 것들을 조금씩 다시 기록해보려고 한다.


코파카바나 해변

멀리 보이는 빵산.

코파카바나 해변을 신나게 달리게 해준 Rio Bike.



<Tip> 리우에서 추천하는 것!


1) Rio Bike

리우는 자전거 도로가 꽤 잘되어 있고, 곳곳에 Rio Bike라고 해서 시에서 운영하는 자전거가 있다.

하루 대여료 5헤알인데 일반 사설 자전거 가게에서 대여하려면 3배는 비싸다고 하더라.

스마트폰에 앱을 깔고, 회원가입을 하고, 충전을 해서 사용하면 되는데

문제는 현지 전화번호가 있어야 회원가입을 할 수 있고, 자전거를 대여할 때 인터넷이 되야 한다.

근처에 와이파이 신호를 잡아서 하긴 했는데, 와이파이 신호가 없는 곳에서는 사용이 힘들 수 있다.

현지 심카드가 있으면 아무 문제 없겠지만 우리는 이것 때문에 꽤 고생을 했다.

현지 번호가 없었지만 게스트 하우스 관리하는 친구가 자기 번호로 인증을 해줘서 문제 없이

사용할 수 있었다는!

며칠 머무를 계획이 있다면 이용해보자! 


2) 쌈바 클럽

Carioca ge de jema라는 유명한 쌈바 클럽에 갔다.

카리오카는 리우 사람을 일컫는 말인데, 카리오카 게 데 헤마는 리우 사람 중에서도 리우를 사랑하고

리우에서의 삶을 즐기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라고 한다.

쌈바로 유명하다고 해서 갔는데, 라이브 연주가 끝내주고, 분위기도 좋다.

입장료가 40헤알인가 있는데 술값이랑 합쳐져서 나중에 계산하면 된다.

꼭 여기가 아니더라도 시티 투어처럼 클럽 투어도 있고, 굉장히 다양한 클럽이 있으니

리우에서의 클럽문화를 꼭 한 번 경험해보길!


3) 추천이라기보다 그냥 소소한 팁

리우는 교통 체증이 정말 정말 심각하다.

우리는 공항에서 리무진 버스 같은 걸 타고 숙소로 이동했는데, 공항에서 숙소까지 2시간30분인가 걸렸다.

반대로 공항에 갈 때도 그 정도 걸렸다.

30킬로인가 밖에 되지 않는 거린데, 정말 차가 고장났나 싶을 정도로 움직이지 않는 상태가

도심 쪽에서 꽤 오래 지속된다.

공항에 갈 때 정말 정말 여유있게 가야한다.

우리는 여유있게 간다고 나왔는데도 너무 막혀서, 중간에 정말 이러다 비행기 놓치는 거 아닌가하고

엄청 초조했다...ㅠㅠ

아, 그리고 리무진 버스 이용하면 택시보다 싸고 좋다. 택시라고 절대 더 빠르지 않으니

리무진 버스 이용을 추천한다!









이과수 폭포는 너한테는 약간 숙제같은 느낌인 곳이었다.

우유니 소금사막이나 갈라파고스처럼 미친듯이 가고싶은, 너무 궁금한, 꼭 보고싶은 그런 곳이라기보다

다들 너무 대단하다니까-

그래? 여기까지 왔는데 한 번 보고 갈까? 지금 안보면 언제 보겠어. 뭐 이런 느낌이랄까.


하지만 영탄이한테는 조금 달랐다.

영탄이가 너무도 좋아하는 영화 '해피투게더' 때문에 이과수 폭포는 영탄이에게 꼭 가보고 싶은 곳이었고,

나름의 로망도 있는 것 같았다.

약간은 서로 다른 기대감을 가지고 그렇게 우리는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푸에르토 이과수로 향했다. 


오후 3시엔가 버스를 타서 다음 날 아침 9시 넘어 도착했다. 원래는 17시간인가 18시간 걸리는 거였는데

중간에 연착이 좀 된 것 같았다. 새벽에 깨서 버스도 다른 걸로 갈아타기도 하고.

피곤했지만 남은 시간이 얼마되지 않아, 우리에겐 쉴 여유따위는 없었다.

숙소에 가서 짐만 풀어놓고 대충 근처 가게에서 빵으로 아침식사를 해결하고,

바로 푸에르토 이과수에서 이과수 국립공원에 가는 버스를 탔다. 버스는 거의 2-30분에 한 대 꼴로 있고,

가격도 정찰제라서 괜히 이곳 저곳 여행사를 돌아다닐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버스를 타고 약 4-50분을 가니 이과수 국립공원 도착!

아르헨티나 쪽 이과수는 꽤 커서 여유있게 돌아보려면 5-6시간이 걸린다고 들었다.

우리가 공원에 도착한 건 12시 40분. 폐장 시간은 오후 6시. 시간이 없다!!!


급한 마음으로 지도를 받아들고 길을 향했다. 

마음은 급한데, 비까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한다. 이런, 젠장!

맑개 개인 이과수를 보고 싶었는데!!


첫 번째로 가야할 곳은 악마의 목구멍. 가장 위쪽 트레일까지 올라가서 악마의 목구멍을 위에서 볼 수 있는

포인트인데, 다른 곳보다 이곳을 먼저 가서 보고 아래로 내려오는 게 좋다고 한다.

뭔가, 대자연을 상상했는데, 잘 닦인 길과 철로 만들어진 인공적인 다리가 묘하게 그곳과 어울리지 않았다.

길을 걷다보니 점점 물소리가 커지는 것 같다.

그리고 물보라가 점점 가까워지다가 결국에는 정말 어마어마한 굉음을 내며 아래로 낙하하는 이과수

폭포를 마주할 수 있었다.


어마어마한 물줄기. 

왜 이과수 폭포를 오래 응시하면 안된다고 하는지, 왜 이과수 폭포가 모든 슬픔을 집어삼킨다는 말이

나왔는지 알 것 같았다.

하지만 놀라움 이상의 감정은 그다지 생기지 않았다.

그리고, 왜 그랬는지 그 이유를 브라질 이과수에 가서 알게 되었다.


비가 오는데 우비도, 우산도 없어서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모든 길을 급하게 걷고 뛰면서 움직였다.

만약 날이 좋았다면, 여유있게 오솔길을 산책하며 걸어다녔을텐데-

아쉬웠지만, 뭔가 여유를 만끽하기에 너무 추웠다.

그래도 모든 코스를 다 돌아보고 마지막 하이라이트 보트 투어를 하러 갔다.

비가 와서 그냥 하지 말까 했는데, 환불이 될지도 미지수였고, 그냥 까짓거 어차피 젖는거 똑같단

생각에 보트 투어 마지막 시간에 맞춰 선착장에 갔다.

굉장히 짧은 시간 폭포 아래에 들어갔다 나온다고 들었는데.

이건 뭐, 상상 이상이었다.

이제까지 타본 그 어떤 후룸라이드(?)와 비교할 수 없는 짜릿한 재미!! ㅋㅋㅋㅋ

추웠지만, 너무 재미있었다.

우리가 마지막 그룹이어서 그랬는지, 사람들이 흥분해서 'una mas! una mas!'를 외치자

드라이버 아저씨가 다시 첫 번째 폭포와 두 번째 폭포에 돌아가서 폭포수를 미친듯이 맞게 해주었다..

눈을 뜰 수도, 앞을 볼 수도 없는 지경이었지만, 정말 짜릿했다.

날이 더웠으면 진짜 시원했을 것 같다!!



아무튼 그렇게 아르헨티나에서 이과수 폭포를 몸으로 맞고.

다음 날 바로 우리는 국경을 넘어 포즈 두 이과수로 향했다.


영탄이는 어차피 같은 폭포인데 둘다 봐야되느냐며 몇 번을 투덜거렸다.

푸에르토 이과수가 생각보다 큰 감흥이 없던 나도, 피곤한 마음에 포즈 두 이과수는 제낄까 

잠시 고민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다르다'고 했던 것을 믿어보기로 했다.


포즈 두 이과수에 도착해서 하루 쉬고, 다음 날 브라질 이과수 국립공원에 갔다.

뭔가, 시작부터 좀 다르다.

푸에르토 이과수 국립공원은 '공원' 느낌이 너무 강해서 매력이 좀 덜한게 있었는데

포즈두 이과수 국립공원은 좀 더 자연에 가까웠다.

버스를 타고 첫 번째 포인트에 내려서부터 계속 걸어가면서 폭포들을 볼 수 있는데

가는 길도 훨씬 그냥 산길을 걷는 느낌이었고, 일단 숲의 전경이 모두 보이는 것이 참 좋았다.

큰 숲 안에 멀리 보이는 폭포들이 정말 절경이었다.

첫 번째 포인트에서 이미 나는 반해버렸다.

'아, 여기 안왔으면 큰일날 뻔 했다'


그러니까, 이런거다.

코끼리를 처음 보는데 코끼리 다리 바로 앞에 서서 계속 코끼리 다리 통과 몸통 일부만 쳐다보다가

멀리 떨어져서 코끼리의 모습을 처음으로 마주하는 것!


누군가는 아르헨티나 쪽이 폭포를 더 가까이서 볼 수 있어서 좋다고. 포즈 두 이과수는 별로였다고

말했지만, 오히려 나는 포즈 두 이과수 국립공원이 훨씬 좋았다.

대자연 깊숙히 들어갈 수는 없지만 멀리서나마 있는 그대로의 그것을 볼 수 있는 것.

전체 모습을 조망하고 감상할 수 있는 것.

그게 훨씬 좋았다.

그리고 처음에는 아주 멀지만, 마지막 코스인 악마의 목구멍에 다다르면 어마어마한 규모의 이과수 폭포를

또 마주하게 된다.

이곳 악마의 목구멍 바로 앞에서 영탄이는 자기가 상상했던 것처럼,

혼자 고독하게 폭포를 바라볼 수 있었다. 


마치 영화 '아바타'의 배경 한 곳을 보는 것 같았던 느낌.

원시 자연 그대로를 보는 듯한 느낌.

푸에르토 이과수보다 훨씬. 훨씬. 더 멋졌다.


아마 개인 취향 차이가 있겠지만, 나라면-

내가 다시 이과수에 간다면 나는 꼭 포즈 두 이과수를 보고 푸에르토 이과수에 갈 것 같다.

그래야 푸에르토 이과수에서 가까이서 보는 폭포를 조금 더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문득 바뇨스에서 갔었던 디아블로 폭포가 생각난다.

이과수에 비교하면 정말 실개천 밖에 되지 않는 작은 규모였지만. 그 때 꽤 오래 산길을 걸어서

숲 속 깊은 곳에 가서 폭포를 마주했던 그 순간의 희열이 생각난다.

만약 이과수 폭포도 숲을 헤치고 가다가 마주했다면 정말 훨씬 더 아름다웠을 거다.

포즈 두 이과수에 가보고 나서 알았다. 물론 포즈두 이과수 국립공원도 많이 꾸며져있긴 하지만-

푸에르토 이과수 국립공원은 정말 정말 그냥 자연을 전시해놓은 공원같아서-

무언가를 '발견'하는 감동이 덜하다.

어쩌면 두 곳 다 '발견'을 할 수 있는 곳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포즈 두 이과수에서는

푸에르토 이과수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감동이 있었다.


유명하다고 꼭 봐야하는건 아니지만,

이과수는 왜 꼭 봐야한다고 하는지 알 것 같은. 그런 날이었다.



<Tip> 이과수 오가기

1) 부에노스 아이레스-푸에르토 이과수

버스로 약 18시간 소요. 세미까마 900-1000페소 정도 하는 듯.

우리는 프로모션으로 까마를 780페소에 샀다. 

부에노스 아이레스는 버스비가 정말 비싸서, 저가 항공을 빨리 예약하면 더 싸다고 하니

일정이 정해지면 비행기를 먼저 꼭 알아보자.

2) 푸에르토 이과수-포즈 두 이과수

푸에르토 이과수에서 브라질 포즈 두 이과수 까지는 버스로 1시간 정도 밖에 걸리지 않는다.

다만 약 3-40분 정도 가다가 브라질 국경에서 내려서 입출국 수속을 해야하는데,

여행자가 없으면 버스가 그냥 가버리기 때문에 수속을 밟고 다음 버스를 기다렸다가 타야한다.

버스는 한 시간에 한 대가 있다. 시간이 없으면 먼저 오는 다른 회사 버스를 돈내고 탈 수는 있다.

푸에르토 이과수나 포즈 두 이과수 둘 중 한 마을에서 머물면서 두 곳의 이과수 폭포를 

왔다갔다하는 걸 추천하는 글도 봤다. 

특히 같은 가격이면 브라질 쪽 숙소가 더 좋기 때문에 포즈 두 이과수 쪽에 머무르는 걸

많이 추천하더라.

하지만 숙소에만 있을 게 아니라면 마을 분위기는 푸에르토 이과수가 훨씬 좋다.

하지만 숙소는 정말 브라질 쪽이 가격 대비 훨씬 좋다.

3) 포즈 두 이과수-리우

정말 땅을 치고 후회한 구간이다.

잘 알아보면 비행기가 버스보다 낫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항상 비행기를 알아봤었는데,

그래도 버스가 비행기보다는 쌌던 터라. 그냥 버스로 이동을 하려고 했다.

근데 어떤 여행자들을 만났는데 이 구간 저가항공을 5만원에 끊었다는 거다. 헉.

버스비는 싸도 약 8만원. 24시간 소요.

이건 아니다 싶어 부랴부랴 비행기를 알아봤는데 당장 내일 출발하는건 20만원 가까이 하고.

2일 후 새벽 첫 비행기가 11만원 선이어서 바로 예약을 했다.

만약 좀 더 빨리 알아봤다면 6-7만원에 살 수 있었을 것 같다.

결국 계획에도 없이 포즈 두 이과수에서 2박을 더 했다는....ㅠㅠ

아무튼, 브라질도 저가항공이 괜찮은 게 많다고 하니 이 구간 이동을 할 계획이 있다면 꼭 저가항공도

미리 챙겨보자!


<Tip> 이과수 폭포 갈 때 준비물


무조건 우비가 있어야 한다. 

보트 투어를 한다면 우비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지만, 폭포 가까이에 가면 정말 물보라가 장난 아니다.

조금 가까이서 폭포를 우아하게 감상하고 싶다면, 우비를 챙기자.

날이 더우면 그냥 맞아도 시원할 것 같긴 하지만...

그리고 고프로 같은 게 없다면 핸드폰이나 카메라 방수팩을 챙겨야 폭포 가까이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그냥 폭포를 바라보는 건데 뭐, 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진짜 물보라가 장난 아니다.

더운 날씨에 가서 보트 투어를 하는 사람들은 아예 수영복을 입고 그 위에 우비를 입는다고 하기도 하더라.

갈아입을 옷도 필수다! 아, 더우면 그냥 마른다고 하기도 하더라만. 

정말 우리는 비까지 와서 감기 걸릴 뻔 했다 ㅠㅠ 진짜 추웠다.


아, 그리고 소요시간은 여유있게 잡는다면 푸에르토 이과수 국립공원은 6시간 잡는 게 맞는 것 같고,

포즈 두 이과수는 3시간 정도면 되는 것 같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온지 이제 5일째.

그동안 정말이지 너무 바빴다.

매일 삼시세끼 밥을 해먹고, 탱고 수업듣고, 탱고 연습하고.


정말 별거 아닌 것 같은데, 이것만으로도 하루가 턱없이 부족하다.

하지만 이렇게 즐겁게, 다른 걱정없이 그저 한 가지에 푹 빠져 하루를 보내본 게 얼마만인지-

그 자체만으로 너무 즐겁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오기 전부터 둘이 약속한 것은

함께 탱고를 배우자는 것, 그리고 이곳에서는 여행보다 '생활'을 해보자는 것이었다.

그래서 약간의 예산을 더 들여서 독채 아파트를 대여했다.

에어비엔비를 통해 아파트를 약 2주간 대여했는데, 하루 40달러가 안되니까

갈라파고스같이 비싼 곳에서 하루 30달러에 방 하나를 빌렸던 것 생각하면 나쁘지는 않다.

게다가 1층에는 거실 겸 주방이 있고, 2층에는 침실과 욕실이 있는 복층 구조라서

탱고 연습하기엔 아주 완벽한 조건이다!! 히히힛.

맨들맨들한 바닥에서 어렵게 산 탱고슈즈를 신고, 수업 때 녹화했던 영상을 몇 번씩 되돌려보며

영탄이랑 둘이 어설픈 스탭을 밟다보면 어느새 밤 12시가 넘고,

아침에 일어나면 간단한 아침을 먹고, 또 춤을 춘다. 

때로는 누가 맞네, 누구 잘못이네 실랑이를 벌이며 싸우기도 하지만.

음악을 느끼며, 상대방에 집중하며 한걸음씩 움직여보는 시간이 참 새롭고 멋지다.

춤 자체가 주는 긍정적인 에너지도 있지만, 둘이서 호흡을 맞춰가는 과정 자체가 참 매력적이다. 

'이래서 춤바람에 빠지나보다' 를 연발했던 우리!!


특별히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하는 건 없지만

남의 집 방 한 칸을 빌려 쓰는 '게스트 하우스'와 달리 독립된 집에 우리 둘만 지내니

정말 '사는 것' 같다.

게다가 매일 같은 골목을 지나 같은 마트에 가고, 익숙해진 경비아저씨, 야채가게 아주머니와

인사를 나누고... 처음에는 낯설었던 길들이 익숙해지면서 정말 이곳의 일부가 된 것 같기도 하다.


물론 매일 장을 보고, 청소를 하고, 밥을 해먹고...하는 이런 일상들이

우리가 원했던 '여유로움'과는 거리가 있긴하다.

정말, 먹고 사는 것 자체만으로도 참 바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달까. 


하루 하루가 또 빠르게 지나가고 있다.

언제 이렇게 둘이서 아무 걱정없이 춤만 출 수 있을까.

한국에 돌아가서도 계속 하자고 약속했지만. 그 약속은 정말 지켜질 수 있을까.


벌써부터, 먼 훗날 추억하게 될 지금의 시간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릿하다.





<Tip> 부에노스 아이레스 즐기기


1. 아파트 렌트하기

부에노스 아이레스는 물가가 정말 비싸다. 

지금 인플레이션이 심해져서 더 그렇다고 하는데, 정말 한국보다 훨씬 더 비싸고,

숙소 역시 다른 도시에 비해서 정말 비싸다.

많은 여행자들이 가는 아메리카 델 수르는 더블룸이 550페소였는데 38-9달러 수준이다.

우리가 묵었던 아파트는 에어비앤비를 통해 예약했는데, 12박을 예약했더니 장기 할인이 붙어서

하루에 39달러 수준으로 묵을 수 있었다.

만약 2-3명이 함께 다닌다면 일반 도미토리나 더블룸보다 아파트를 렌트하는 게 더 쌀 수 있다.

내가 봤던 사이트는 에어비앤비와 http://www.bytargentina.com/라는 사이트다.

두 개 사이트를 잘 비교해보자.

우리는 San Telmo-Monserrat 지역에 묵었는데, Avenida de Mayo에서 한 블록 떨어진 곳이었고,

탱고학원이 있는 토르토니 카페와 5분 거리라서 정말 편했다.

San Telmo 지역은 골동품시장, 일요시장으로 유명한 곳이고, 걸어서 주요한 곳은 다 가볼 수 있다.

Downtown, Downtown-congreso는 Avenida de Mayo와 Av. 9 de Julio 근방을 이야기하는데

마요광장, 카사 로사다 등을 가기에 좋다.

대부분 여행자들은 산텔모, 다운타운 근방에 묵는 것 같다.

반면 한국으로 치면 신사동 가로수길 같다는 Palermo, recoleta 지역은 부촌이고 안전하다. 

하지만 그쪽 근방에는 특별히 볼만한 것이 아주 많지는 않은 것 같긴하다...

대중교통이 잘 되어 있으니, 선호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찾아보길.


요리하는 남편의 아름다운 자태


2. 탱고 배우기

탱고, 정말 매력적이다.

내가 알기로 탱고를 배울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탱고 교습소에서 탱고를 배우는 것, 그리고 밀롱가에서 하는 특강을 듣는 것.

탱고 교습소는 돌아다니다보니 곳곳에 많이 있는 것 같기는 한데, 나는 카페 토르토니 2층에 있는

Academia Nacional del Tango에 다녔다.

월~금까지 매일 오후 3시~5시, 6시~8시 두 번의 강습이 있고, 1회에 80페소(약 6500원)다.

남자/여자 선생님이 함께 강습을 하는데 주로 남자 선생님이 수업을 주도하고, 여자 선생님은

영어 통역을 해준다. (내가 있었을 때 여자 선생님은 영어를 아주 잘하진 않았다.)

스페인어로 수업이 진행되지만, 선생님들이 먼저 스탭을 천천히 여러번 보여주고

그것을 따라하면 개별적으로 조금씩 교정을 해주기 때문에 스페인어를 몰라도 배울 수는 있다.

다만 아주 디테일한 부분은 캐치하기 어렵긴 하다.

밀롱가는 탱고클럽인데, 술도 마시고 탱고도 춘다. 

입장료가 없는 곳도 있고 입장료가 있는 곳도 있는데 입장료는 보통 80~120페소 정도 하는 것 같다.

밀롱가마다 운영을 하는게 조금씩 다른데 어떤 밀롱가에서는 본격적인 밀롱가 시작 전에

2시간 정도 레슨을 한다. 그 레슨에 참여하고 바로 그곳에서 밀롱가 분위기를 즐겨도 된다.

밀롱가는 매일, 다른 시간에 곳곳에서 열리는데, 같은 장소라도 그 날의 행사를 조직하는 사람에 따라

이름이 바뀐다고 한다.

Hoy Milonga 라는 앱을 다운받으면 그 날 그 날 열리는 밀롱가의 정보(장소, 시간, 가격, 강좌 등)를

볼 수 있다.  

(Maldita Milonga 강추! 두 군데밖에 가보지 않았지만 여기는 무대도 따로 있고, 분위기도 좋다.

라이브 연주가 있을 때가 있으니, 확인해보고 가자.)

카페 토르토니 바로 왼쪽에 출입구가 있다. 아카데미아 나시오날 델 땅고.

Maldita 밀롱가. 중앙에 춤을 출 수 있는 무대가 있고, 앞에는 라이브 연주 무대가 있다.


3. 대중교통 이용하기

부에노스 아이레스는 지하철/버스 노선이 잘 되어있고, 대중교통 프로램이 있어서 

꼭 택시를 타지 않아도 어딘가에 찾아가기가 참 쉽다.

https://mapa.buenosaires.gob.ar

이 사이트에 들어가면 우리나라 '길찾기' 프로그램 처럼 출발지와 도착지를 설정할 수 있고,

출발지부터 도착지까지 갈 수 있는 방법을 여러가지로 보여준다.

이것과 '맵스미'만 있으면 버스를 이용해 어디든 갈 수 있다.


4. 공연보기

부에노스 아이레스는 아르헨티나의 브로드웨이같다.

정말 다양한 공연이 있고, 할인혜택이 많기 때문에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있는 동안 

무엇이든 관심있는 공연이 있다면 꼭 보자.

가장 많이 보는 공연은 '탱고쇼'와 '푸에르자 부르타'라는 논버벌 퍼포먼스이다.

'탱고쇼'는 '피아졸라 탱고쇼' '말데나 탱고쇼' 등등 종류가 한 4-5가지 되는 것 같다.

유튜브에 검색해보면 영상이 나오고, 각각의 차이점을 볼 수 있다고 하니 찾아보자.

나는 귀찮아서 '탱고는 피아졸라지!!' 라며 피아졸라 탱고쇼를 봤는데,

기대보다 별로였다.

일단 탱고'쇼'라서 그런지, 수업 때 선생님들이 보여줬던- 그리고 영상으로 보아왔던-

그런 끈적끈적하면서, 숨죽이게 만드는 그런 것이 아니라

정해진 안무를 현란하게 착착 맞춰서 보여주는 '쇼'였다.

오히려 매일 수업 때 선생님들이 한 번씩 보여주던 탱고가 훨씬 좋았다.


하지만 '푸에르자 부르타'는 정말 정말 초강력 왕왕왕 추천이다.

이건 '무엇'이라고 말하기가 쉽지 않다. 그냥 가서 봐야한다.

내가 이 공연을 보기 전에 만났던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그렇게 이야기해줬는데, 그 이유를

공연을 보고 나서 알았다.

하지만 이건 확실하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일 것이라는 것.

그리고 정말 우리 안 깊숙히 잠겨있는 모든 감각과 감정을 끄집어내줄 것이라는 것.

꼭꼭 보자!!! (이것도 유튜브에 영상이 있는데, 궁금하다고 보지말고, 직접 가서 보자...)


아, 그리고 Av. 9 de Julio 의 코리엔떼 길 옆, 그러니까 오벨리스크 바로 옆에는 할인티켓 부스가 있다.

이건 아침 11시(주말은 1시)에 문을 여는데, 그 날 하는 공연의 할인권을 살 수 있다.

할인권 가격은 공연마다 다른데 푸에르자 부르타는 30페소이다.

이 할인권을 사서 공연장에 가면 해당 공연을 50% 가격에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공연가격이 500페소일때, 할인권을 30페소에 사면, 공연 티켓은 250페소에 살 수 있다.

즉, 500페소 공연을 280페소에 볼 수 있는 거다.

11시에 문을 열지만 줄은 미리부터 서있으니, 성수기라면 미리 가는 게 좋다.

그 날 공연의 할인권은 10장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확실하진 않다.

한 사람이 살 수 있는 티켓은 4장까지고, 티켓을 살 때 여권을 꼭 가지고 가야한다.


탱고의 도시답게, 길바닥에 이런 게 그려져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명소 아테네오 서점. 오페라극장을 개조해서 만든 서점이라는데

사진보고 너무 가고 싶어서 가봤는데, 막상 가보니 그렇게 크지도 않고. 뭐. 그냥저냥.

파노라마사진이라 커보이는데, 실제는 그리 크지 않다.

체인점이기 때문에 El Ateneo Grande인가. 본점을 찾아야 사진에서 흔히 보던 모습을 볼 수 있다.

산텔모 시장의 거리의 악사들. 일요일이면 이 지역에 장이 서고, 거리 곳곳에서 연주가 울려퍼진다.

보카 지역의 알록달록한 벽들.

항구노동자들을 중심으로 탱고가 시작되었다는 지역, 보카.

'탱고의 발상지라니!!!' 하며 한껏 기대를 하고 갔는데, 관광객들이 주로 가는 곳은

너무 관광지화되있어서 그리 낭만은 없었다.

관광 중심지를 조금 벗어나 사람들 사는 골목길로 들어가보려고 했으나

그곳에 사시는 분이 위험하니 들어오지 말라고해서 가보지 못했다. 

보카 지역은 관광지 이외의 곳은 치안이 불안하다고 하는데, 중심지 곳곳에

엄청난 수의 경찰이 서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죽은자들의 도시 레콜레타 묘지.

다른 사람들의 묘지를 구경한다는 게 뭔가 기분이 이상하지만.

이곳은 정말. '희안하다' 

엄청난 규모의 묘지 안 골목을 걷다보면 기분이 묘하고 씁쓸하기도 하다.





'100일간의 남미 여행 > 아르헨티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D+104, 이과수 폭포를 맞다  (0) 2016.05.31

파블로 네루다 뿐 아니라 여러 시인과 화가 등 예술가가 이 곳의 매력에 이끌려 떠나지 못했다는 곳.

발파라이소.

한 때 칠레의 주요 항구 역할을 했다는 항구도시 발파라이소는

언덕 곳곳에 마을들이 들어선, 골목길을 따라 가다보면 예쁜 벽화에 시선을 빼앗기고, 

알록달록한 마을 풍경과 바다 풍경에 넋을 읽게 되는,

그래서 결국 구불구불한 길 어딘가에서 곧 길을 잃게 되는 그런 곳이다.


산티아고에서 9인실 도미토리에서 지내다가 발파라이소에서는 같은 가격에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넓은 더블룸을 얻었는데, 그런 곳을 이틀만에 떠날 수 밖에 없었던 것이 두고두고 후회되었다.

발파라이소를 떠나 멘도사에 가는 버스에서 영탄이랑 둘 다 동시에 했던 말이

'사실 하루 더 있고 싶었어' 였다.


이틀 밖에 머물지 않았기 때문에 특별히 많은 것을 하지는 못했다.

숙소에서 나와 구불구불한 골목길을 따라 내려가 유명하다는 콘셉시온 언덕에서 전망을 보고,

가장 오래되었다는 엘리베이터를 타기도 하고.

파블로 네루다 집을 찾아 베야비스타 쪽 언덕길을 한참 걸어, 파블로 네루다 집을 구경하기도 하고.

첫 날 하루는 정말 계속 걷고 걷고 또 걸은 것 말고는 한 게 없는데,

사실 발파라이소는 그냥 걷는 게 전부일 수 밖에 없이 아름다운 골목길과 마을 풍경을 가진 곳이다.


둘 째날에는 수산시장에 갔는데,

그곳에서 정말 엄청 싱싱한 성게를 즉석에서 레몬즙을 뿌려 먹는 경험을 했는데,

아직도 입 안에서 살살 녹는, 그 성게맛을 잊을 수가 없다. 정말 정말 엄청 맛있다!!

수산시장에서 꽃게, 가리비 등 각종 조개를 사다가 저녁에는 해물찜을 해서 먹었는데.

영탄이의 요리 실력에 또 한 번 놀랐다는! 정말 너무 맛있었다!!

사실, 내가 하루 더 머물고 싶었던 이유는 그 해산물을 다시 먹고 싶어서였는데,

그동안 거쳐왔던 곳과 다르게 굉장히 다양한 종류의 해산물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곳이 발파라이소였다.

고기를 안먹는 나에게 이 곳은 천국과도 같은 곳!!


하지만 아쉽게도,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여정 때문에,

그리고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꼭 2주를 머물고 싶다는 바램을 이루기 위해 서둘러 떠나야만 했다.


발파라이소에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근처 해안가 '비냐델마르'도 가고 그런다는데, 거기도 못가보고.

파블로 네루다가 가장 좋아했다는 집 '이슬라 네그라'도 가보지 못했다.

하고 싶었던 워킹 투어도 하지 못하고.

언젠가 다시 칠레에 가게 되면 그 때는 발파라이소에 조금 더 오래 머물러 봐도 좋을 것 같다.


발파라이소 도착한 날, 잠시 비가 내렸다. Faro Azul 숙소, 방에서 바라본 풍경.

숙소에서 바라본 일몰. 정말 전망이 끝내줬던 숙소! :)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의 크고 작은 골목길을 걷는 것이 너무나 즐거운 발파라이소.

이 싱싱한 성게에 즉석에서 라임즙을 뿌려가지고 한입에 쏘옥 넣으면, 그냥 입에서 녹는다~~~

저녁 식사. 정말 너무 너무 맛있었다는~~~




 

산티아고는 우리와 비슷한 현대사 때문에 오기 전부터 와보고 싶었던, 궁금했던 곳이었다.

남미 최초로 민주 선거를 통해 선출된 사회주의 대통령 아옌데와

쿠데타를 일으켜 17년 동안 독재정치를 하며 수많은 사람들을 희생시킨 피노체트.

1990년에 독재정치가 끝났으니, 불과 20년 밖에 되지 않은 이야기고 아직도 이 일은

칠레 사람들의 가슴에 깊은 상흔으로 남아있다고 한다.

그래서 이곳에 와보고 싶었다. 그 흔적을 한 번 눈으로 보고 싶었다.



그렇게 도착한 산티아고의 첫 인상은 '서울' 같다는 것이었다.

물론 우리가 처음에 갔던 동네가 약간 신시가지여서 그런 것도 있지만,

곳곳에 보이는 배달 오토바이들, 편의점, 도로, 건물들이 정말 익숙했다.

나중에 듣고보니, 칠레는 중남미 국가 대부분이 유럽풍인 것과 다르게

미국식 문화가 많이 들어와 있는 나라라고 한다. 실용주의적인 것도 그렇고.


다른 남미 도시와 비교하면 아주 아주 아름다운 도시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재미있는 도시였다.

산티아고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정말 무지막지하게 큰 크기의 개들이 길에 널려있다는 것.

아타카마에서부터 느꼈던 건데, 정말 칠레의 개들은 진짜 진짜 크다.

근데, 사람들이 정말 개를 좋아하는지, 공원 곳곳에 그리고 길 곳곳에 개들과 같이 있는 사람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근데 그 개들이 그 사람들이 기르는 개가 아니라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 물론 키우는 개도 있겠지만

길거리 개들이 압도적으로 많고, 그 개들을 시민들이 모두 함께 보살핀다고 한다.

밥과 물을 주고, 백신을 맞히고, 날이 추워지면 옷을 입히고.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공원 관리인 아저씨들이 큰 개집을 만들고 있는 걸 봤는데, 

그건 시의 지원을 받아서 곧 추워질 날씨를 대비해서 길거리 개들을 위한 집을 만드는 거라고 했다.


아마, 그 때부터였던 것 같다. 칠레, 그리고 산티아고가 매력적으로 보였던 것이.


산티아고를 빠르게, 그리고 더 재미있게 보는 방법으로 꼭 워킹 투어를 추천하고 싶다.

어렴풋이 알고 있던 '아옌데'와 '피노체트'이야기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고,

칠레의 건국 역사와 스페인 침략군이 들어오기 전 이곳에 살던 원주민 '마푸체'에 대한 이야기도

매우 흥미롭게 들을 수 있다.

보고타와 메데진이 그랬듯이, 옛날의 역사 뿐 아니라 현재까지도 이어지는 정치, 사회적인 이야기가

나는 굉장히 재미있다.

아, 그리고 산티아고 워킹투어에서는 역사 뿐 아니라 음식, 커피와 같은 다른 문화적인 요소들도

많이 들어가 있어서 정말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았다.


산티아고는 대부분 빨리 건너 뛴다고 하는데,

물론 왜 그런지 이해가 안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틀 정도는 머무르면서 시내를 돌아보면

좋을 것 같다. 

특히 '기억과 인권 박물관'은 꼭 가보길!!


<Tip> 산티아고 여행 팁

1. 워킹 투어

대부분 오전, 오후로 나뉘어 하루 두 번 진행이 되는데 코스가 다르다.

오전에 하는 워킹 투어는 시내 주요 명소들을 둘러보며 역사적인 이야기를 기반으로 하면서

칠레의 다양한 문화에 대해 알아보는 것이라면

오후에 하는 워킹 투어는 central  mercado를 중심으로 주로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

취향에 맞게 고르거나, 여유가 된다면 둘 다 해봐도 좋을 것 같다.

대부분 호스텔에서 워킹 투어 팜플렛을 가지고 있으니, 정보 찾기는 어렵지 않다.

구글에 santiago walking tour로 검색해도 된다. 아, 워킹 투어를 하는 곳이 두 군데가 있는데

두 군데가 약간씩 코스와 성격이 다르니 비교해보자.


2. 기억과 인권 박물관

무료. 영어 오디오 가이드가 있음. 전시는 다 스페인어로만 설명이 되어 있음.

하지만 약간의 배경지식을 가지고 있으면 전반적으로 이해하기에 어렵지 않음. 

게다가 우리 역시, 이와 비슷한 역사를 가지고 있기에....

지하철 Quinta Normal 역 바로 맞은 편에 위치해있고, 

역 바로 옆에는 숲처럼 큰 공원 Parque Quinta normal 이 있어 휴식하기에도 좋음.


3. Pre colombian 박물관

남미의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들러보자.

스페인 침략 이전 중남미 문명을 아주 체계적으로, 잘 정리해놓은 박물관이다.

중남미 문명이 시기와 지역에 따라 어떻게 변화되었는지를 한 눈에 볼 수 있어서 좋다.

만약 시계 방향으로 여행한다면 여행 초반에 이곳에서 전반적인 문명의 흐름을 파악하고, 

그후에 페루, 볼리비아 등 위 쪽 지역에서 그 지역에 있었던 문명과 관련된 

박물관이나 유적지를 방문해도 좋을 것 같다. 

입장료는 4500페소. 하지만 산티아고의 모든 박물관은 일요일에 무료이다.


4. 숙소

Chile lindo hostel에서 숙박함. 그냥 가면 1인 9,000페소(도미토리)인데,

부킹닷컴으로 미리 예약하고 가면 6,000페소로 더 저렴함.

침대가 3층 침대까지 있는데, 의외로 엄청 튼튼하게 잘 만들어져 있고, 개별 침대마다 취침등이

설치되어 있고 깔끔해서 묵기에 좋았음. 아침 포함인데, 아침식사도 풍성하진 않지만 나쁘지 않음. 


기억과 인권 박물관. 피노체트 정권에서 자행된 인권 유린에 대한 다양한 기록 뿐 아니라

전 세계 인권에 관련된 자료도 함께 전시되어 있다. 1층 로비 이외 공간은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다.

침략자이면서 칠레의 건국자이기도 한 발비디아 장군 동상. 

특이한 점은 말에 고삐가 없고, 말이 장군과는 다른 방향을 보고 있다는 것인데, 

그 어떤 것도 발비디아 장군의 뜻대로 잘 되지 않았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한다.

발비디아 장군 동상이 있는 아르마스 광장 반대편에 있는 마푸체 동상.

마푸체는 스페인 침략 이전부터 이곳에 거주하던 원주민인데, 잉카 제국에게도 지지 않고

자신만의 제국을 건설해서 살고 있던 원주민이라고 한다. 스페인 정복 이후에도 300년간을

스페인에게 복속되지 않고, 끝까지 전쟁을 벌였다고 한다. 현재에도 칠레에는 마푸체 부족이 남아있는데

차별정책 때문에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고...

대통령궁 앞에 있는 아옌데 동상. 동상에는 '나는 칠레와 칠레의 운명을 믿는다'는 글귀가 적혀있다.

아옌데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라디오 연설에서 했던 말.

워킹 투어 때 소개받은 맛집. 채식으로 칠레의 다양한 음식을 모두 맛볼 수 있다고 해서 찾은 곳.

가격도 저렴하고, 맛있다! 무엇보다 다 채식이라서 아무거나 다 먹을 수 있어서 좋았던 곳.

길을 걷다 우연히 발견해서 들어간 국립 도서관. 내부가 정말 장난아니게 멋지다.

날이 추워지면 거리의 개들이 다 옷을 입고 있을거라는 말을 들었는데, 정말이었다.

네루다의 집 근처 벽화. 네루다 집 근처는 대학가여서 싸고 양많은 음식점들이 많다고 한다. 술도 싸고.



누군가가 그랬다.

피스코 엘끼에 가면 말을 타고 별을 볼 수 있다고.

너무나 한적하고 아름다운 마을이라고.

지구 자가장의 중심이라 별이 가장 잘 보이는 곳이 바로 피스코 엘끼라고.


이 말에, 원래 계획에 없었던 피스코 엘끼를 여행 루트에 집어넣었다.

아타카마에서 산티아고까지 가려면 20시간 넘게 걸리는데, 잘됐다 싶었다.

그렇게 피스코 엘끼에 갔다.

(아, 피스코 엘끼는 피스코라는 술의 생산지이기도 하다.)


아침 일찍 도착한 피스코 엘끼는 듣던대로 정말 한적하고 아름답고 조그마한 마을이었다.

마을은 계곡을 따라 아기자기하게 들어서있고, 마을을 따라 포도밭이 줄지어 있는데

그 모습이 동화 속 마을처럼 참 곱다.

골목을 따라 늘어선 집들도 하나같이 조그마하니 예쁘고, 

골목 곳곳의 벽면에 그려진 그림들도 참 예술적이다. 

게다가 아타카마에서 묵었던 도미토리와 같은 가격으로 넓은 정원이 있는 더블룸을 구하고,

정원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자니, 어찌나 행복하던지.


아무튼, 피스코 엘끼의 첫 인상은 정말 정말 좋았다! 오길 진짜 잘했다는 생각!


하지만.....

정말 생각지도 못하게, 피스코 엘끼에 있는 동안 내내 하늘이 구름으로 잔뜩 뒤덮혀서

도저히 별투어를 할 수 없었다.

하루는 낮에 좀 파란 하늘이 많이 보여서 투어사에 갔더니, 저녁 7시에 마지막으로 날씨를 확인한다며,

오늘은 그래도 가능성이 있어보이니까 그 때 다시 와보라고 해서

하루 종일 구름이 어디로 이동하나 몇 번을 하늘을 올려다보며 기다렸는데...

결국 구름이 걷히질 않아 투어 실패.

그렇게 3일을 구름만 바라보며 망연자실해있다가, 더 이상 기다릴수 없어 피스코 엘끼를 떠나왔다는...

그런 슬픈.....ㅠㅠ


그래도 마을이 참 올망졸망 예쁘고, 

계곡을 따라 이웃 마을에 자전거를 타고 갔던 길도 즐거웠어서.... 후회는 없다.

뭐, 계절과 날씨를 잘 확인해서 여행지를 선정해야 한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배울 수 있었다.


만약, 한적한 마을을 좋아한다면 피스코 엘끼에 한 번 들러봐도 좋을 것 같다.

우리는 라세레나는 터미널만 이용하고, 둘러보지는 못했지만, 피스코 엘끼에 가기 위한 거점 도시

라 세레나도 굉장히 멋진 곳이라고 들었다.

라 세레나에서 엘끼 계곡에 있는 마을들로 들어갈 수 있는데 우린 가지 않았지만, 

비쿠냐라는 마을도 좋다고 한다. 거기에서도 별투어를 한다고.


아, 그리고 엘끼 계곡에는 가브리엘라 미스트랄이라는 칠레의 유명한 작가의 생가가 있기도 하다.

가브리엘라 미스트랄은 칠레에서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여성작가인데 

파블로 네루다의 스승이기도 했단다.

만약, 이 작가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잠깐 들러서 쉬었다가도 좋을 것 같다.


꿈꿨던, '말을 타고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피스코 한잔하기'는 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3일 동안 하릴없이 하늘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던, 그 느렸던 시간들은 잊지 못할 거다.


영탄이가 참 좋아했던, 넓은 정원이 있던 숙소, San pedro hostal.

피스코 엘끼의 흔한 벽화.

자전거 타고 인근마을 가는 길. Horcon은 수공예품 마을이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매일, 나의 마음을 졸이게 만들었던 구름..

파란 하늘에 구름이 너무 멋지고 예뻤는데, 이런 구름이 있으면 별을 보지 못한다는 슬픈 사실..ㅠㅠ


2박3일간의 우유니 소금사막 투어를 마치고 드디어 칠레 북부

산 페드로 데 아타카마라는 마을에 들어왔다.


이미 들어서 알고는 있었지만,,,

칠레에 들어오자마자 갑자기 두배, 세배로 뛰어버린 물가에 정말 어찌나 당황했는지...

보통 한국돈 3천원 정도로 먹었던 오늘의 메뉴가

이곳에서는 가장 저렴한 게 만원이다. 세 배가 넘는 음식값...ㅠㅠ

그래서 마을에 도착한 첫 점심식사 이후에 단 한 번의 외식없이 모두 집에서 밥을 해먹었다.


그나마 우유니에서 만난 쏘냐, 히누 커플과 함께 숙소를 잡아서 아타카마에 있는 동안은

저렴하게, 하지만 굉장히 푸짐하고 맛있는 식사를 매 번 해먹을 수 있었다.

(나중에 다른 곳에 가서 안 사실이지만, 아타카마는 정말 비싼 동네였다.

다른 곳에 가니 음식값도, 식재료값도 여전히 비싸긴 하지만, 그래도 조금은 내려가더라....ㅎㄷㄷ)


아타카마에서는 별로 한 게 없다.

남들 하는 별투어도 '피스코엘끼'가서 하겠다고 안하고. 

사해처럼 몸이 둥둥 뜬다는 호수에 가는 투어도 안했고.

하루 자전거를 빌려서 그 유명한 '달의 계곡'을 보러 갔으나, 길을 잘못 가서 보지 못했다.

'달의 계곡'을 가려고 길을 나섰다가 'piedra de coyote'에 도착해버린....;;;


아타카마는 사막마을 답게 정말 태양이 뜨겁고, 거의 매일 구름 한 점 없는 파란하늘을 볼 수 있었는데

이후부터 계속 흐리고 추워질 줄 알았으면, 그 뜨거운 날씨를 더 즐길걸 그랬나보다.


칠레에 넘어오니, 정말 이제 여행이 마지막을 향해 간다는 게 더 실감이 난다.






<Tip> 아타카마 마을에서 할 수 있는 것

1. 별투어

이곳에 있는 한 투어사에 일반인들이 볼 수 있는 세계에서 가장 큰 구경의 천체 망원경이 있다고 한다.

투어를 하지는 않았지만, 다녀온 사람들은 만족도가 정말 높은 것 같다.

하지만 보름달이 뜬 기간이거나 구름이 많이 낀 날에는 별투어가 불가능하다.

별투어를 할 사람은 날짜/날씨 체크를 미리 할 필요가 있다.


2. 달의 계곡

가장 많은 사람들이 가는 곳이다.

투어를 이용하면 7000페소에서 9000페소 정도에 갈 수 있다. (입장료 별도)

하지만 자전거를 빌려서 자가로 다녀올 수도 있다. 자전거 대여비는 5-6시간에 5000페소.

하지만 자전거를 타고 가면 오르막길이 많아서 정말 힘들다는 것.


3. 그 외 각종 투어

간헐천 투어, 소금호수 투어 등 다양한 투어가 있으니 도착하면 여행사에 가서 먼저 투어를 알아보도록하자.

당일 오전에 투어 예약을 하려고 했더니 인원이 다 차서 하지 못한 투어가 많다.





드디어 우유니에 도착했다.

예상치 못한 파업 때문에, 우유니 마을에 들어가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생각보다 작고, 생각보다 관광지스러운 모습이 많지 않은 마을이 참 마음에 들었다.

우유니에서 계획한 것은 딱 2가지.

물 찬 소금사막이 있는 곳에 가서 물찬 우유니를 보고 인생 사진찍기.

그리고 2박3일 투어로 우유니 소금사막을 거쳐 칠레 북부의 아타까마로 가기.


그래서 투어사를 돌아다녀보는 것 말고는 그다지 특별히 바쁘게 움직일 일이 없어서 오랜만에

영탄이가 마음의 평화를 찾았다.

그리고 나역시, 볼리비아에 들어온 이래 거의 처음으로 제대로 된 식사를 마음껏 할 수 있었다.

주방을 쓸 수 있는 숙소를 찾은데다 잘 맞는 동행들을 만난 덕에

라면에 김밥, 비빔국수, 볶음밥, 미소된장국 등등 하루 세끼를 다 배터지게 먹었다.

볼리비아 코파카바나 이후로는 생선 음식이 거의 없어서 밥을 사먹기가 쉽지가 않았다.

겨우 생각해낸 방법이 메뉴의 고기를 계란 후라이로 대체해서 먹는 것이었는데

밥과 야채샐러드 조금, 계란 후라이. 이게 다라서 뭔가 계속 허기가 지고 서러웠었다..ㅠㅠ


아무튼, 정말 밥다운 밥을 맛있게 먹고,

우유니에 도착한 둘 째날, 일출을 보는 투어를 하러 갔다. 일명 선라이즈 투어.

새벽 4시부터 오전 8시까지 하는 투어인데 새벽에 정말 엄청 엄청 춥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있는 옷 다 껴입고, 양말 세겹, 네겹 신고 집을 나섰다.

근데 정말, 이게 다른데는 문제가 아닌데, 얇은 고무 장화를 신고 물찬 소금 사막을 딛고 있다보니

정말 조금 안지나서 발에 감각이 없어지는거다. 

만약에, 선라이즈 투어를 계획하고 있다면 정말 한국에서 꼭!! 핫팩 몇개는 챙기는 걸 강추한다.

생각만 하고, 무게 때문에 못챙겨왔는데 정말, 양쪽 발에 하나씩만 넣으면 얼마나 좋을까란 생각이

떠나질 않더라.


그래도, 추웠지만,

해뜨기 전, 아무것도 없는 넓은 소금사막 위로 떠있는 별들을 보고,

해가 떠오르기 시작할 때 시시각각 바뀌는 신비로운 하늘의 색을 보는 건 정말 너무 아름다웠다.

물론, 인생사진을 건지기 위해 이리저리 사진찍느라 바쁘기도 했고.


지금은 우기가 지났기 때문에 소금사막 전체가 물에 잠기지는 않고, 

투어사에서 물이 차있는 부분을 찾아서 가주기 때문에 물찬 소금사막이 아주 광활하지는 않다.

그리고 어둡기 때문에 뭔가 소금사막의 광활한 경치를 보기에는 아주 좋은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물에 반영된 사진을 찍기에는 아주 적절하다.

우리는 선라이즈 투어만 했는데 선셋 투어도 한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오후에는 바람이 많이 불어서

반영된 사진을 찍기가 쉽지 않다고. 선라이즈 투어가 더 예쁘다는 말을 많이 하더라.


아무튼, 선라이즈 투어는 소금사막의 풍광을 보기보다는 사진을 찍는데에 더 포커스가 맞춰진

그런 투어라고 이해하면 편할 것 같다.


꿈에 그리던, 사진에서 보아오던, 

정말 광활한 소금사막에 파란 하늘과 흰 구름이 반사되어 만들어내는 그 풍경은 볼 수 없었지만

그래도 2박 3일 투어를 하면서 본 새하얀 소금사막은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너무 너무 너무 너무 광활하게 펼쳐진 하얀 소금밭을 바라보면, 

정말 자연의 신비에 놀라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게 없다.

그리고 정말 아름답다. 


사진에서는 느낄 수 없는. 그리고 사진으로는 담아낼 수 없는 그 풍경은 정말.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소금사막 뿐 아니라 2박 3일 투어를 하면서 가는 내내 보았던 풍경들도 어마어마했다.

말도 안되게 큰 선인장으로 가득한 섬.

황량한 사막을 따라 줄지어 서있는 계곡들과 계속 바뀌는 계곡들의 색깔과 지형.

땅바닥이 부글 부글 끓으며 끊임없이 김이 뿜어져 나오던 간헐천과 아름다운 호수들.

그리고 너무 너무 예쁜 홍학들.


정말 우유니 소금사막은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남미여행의 하이라이트!!!


이곳에는 언젠가 또. 다시 한 번 가보고 싶다. 

만약에 나중에 아이들이 생기면 아이들을 데리고 꼭 와야지!!


파업 때문에 길이 막혀 약 10km 가까이를 걸어서 우유니 마을에 갔다.

 


                 




<Tip> 우유니 투어 2016.4.27 기준

선라이즈 투어 115볼(7명 기준)

한 차가 800볼이고, 인원수대로 나눠서 돈을 내는 방식. 새벽 3시 또는 새벽 4시 출발. 

여행사에서 소금사막까지 차로 약 1시간 소요. 도착해서 해뜰때까지 기다리다가 일출보고 돌아오는 투어.


데이투어+선셋투어 150볼

보통 묶어서 한다고 하는데 따로 예약하는 것도 가능해보였음. 아마 여행사마다 다를 것 같음.

데이투어는 10시 30분 출발. 

해보지 않았는데, 데이투어는 2박3일 투어의 첫 번째 날 일정과 비슷하다고 들었음.

염지와 물고기 섬, 기차무덤에 가는 듯. 


그 외에 스타라이트 투어(별보고 사진찍는 투어)도 있는 것 같은데 가격은 모르겠음-_-;;


2박 3일 투어 650볼

이 투어는 보통 700~900볼을 부르는데, 우리는 깎아서 650볼에 했음.

2박3일 간 가면서 들르는 국립공원 입장료는 별도임.

2박3일 투어는 어떤 여행사를 하든 코스가 같다고 함. 다만 가격에 따라 숙소의 질이 달라지는 듯.

2박3일 투어는 6명이 최대인데, 혹시라도 7명이 가게 되면 절대 가면 안됨. 좌석이 너무 불편하기 때문에.

그리고 2박3일 투어는 어느 여행사에서 하느냐보다 얼마에, 누구와 하느냐가 중요하는 이야기를 많이 함.

그도 그럴 것이 2박3일간 계속 차를 타고 함께 이동하기 때문에, 어떤 동행을 만나는지가 중요한 듯.



포토시는 한국에 있었을 때부터 꼭 들러보고 싶었던 곳이었다.

엄청난 은이 생산되어, 17세기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도시로 부흥했다는-

그 당시 엄청난 은이 유럽으로 흘러들어가 유럽 경제를 뒤흔들었다는-

그리고 그만큼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가혹한 노동환경과 착취로 목숨을 잃어갔다는 그곳.

그 때 죽은 사람들의 뼈만으로 포토시부터 스페인 마드리드까지 다리를 건설할 수 있을 정도라는.

은이 더이상 나오지 않을 때까지, 70년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포토시에 들어오고,

극장과 도박장 등 화려한 건물들이 도시를 가득 채웠다가 지금은 쇠락해버렸다는 포토시.

그곳이 궁금했다.


막상 도착한 포토시는, 그렇게 작지 않았고, 그렇게 쇠락한 도시 느낌도 아니었다.

아마 옛날, 도시가 부흥했을 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쇠락한 도시라는 이야긴가 보다.


새벽 6시쯤 터미널에 도착해

택시를 타고 영탄이가 알아본 숙소 hostel Koala den에 갔다.

Hostel Koala den은 도미토리는 1인당 50볼(60볼을 부르는데 금방 50볼로 깎아준다)이고

더블룸은 150볼인데(더블룸은 어떻게 해도 절대 안깎아준다..) 

포토시에서는 영탄이가 좀 편하게 쉬고 싶다고 해서...우리는 그냥 더블룸에 묵기로 했다.

하지만 뭔가 너무 비싼 것 같기도 하고, 체크인 시간까지 시간이 많이 남기도 해서 

다른 숙소들을 돌아다녀봤는데, 더블룸이 싸면 80볼에서 120볼 정도까지 가격이 형성되어 있었다.

근데 난방이 되는 숙소는 하나도 없었다.

코알라 덴은 숙소 중앙에 난방시설이 있고, 더블룸에는 방 안에도 난방시설이 있어서 확실히

숙소 안에 들어가면 따뜻하다. (포토시는 고도가 5천미터 가까이 되서 해지면 꽤 춥다)

그래서 그냥 돈 더내고 따뜻한 걸 선택, 코알라 덴에서 묵었는데 결과적으로는 만족스러웠다.

특히 아침이 정말 푸짐하게 나온다. 빵이 양껏 제공되고 작은 팬케이크에 스크램블 에그.

2-3종류의 과일. 차/커피와 신선한 생과일 쥬스. 

그리고 난방도 정말 정말 빠방해서, 자다가 건조해서 깰 정도. (도시 자체도 건조하다)


아무튼 첫 날은 숙소를 잡고, 광산 투어를 알아봤다.

그 전에 다른 블로그와 트립 어드바이저에서 본 Big deal tour라는 곳이 있었는데,

그곳은 전직 광부 노동자가 세운 회사로, 전현직 광부 노동자들이 일을 하는 곳이라고 한다.

아무래도, 광부 노동자들이 하는 곳이라면 조금 더 광산 투어의 질이 좋지 않을까,

그리고 지역 사회에 리워드되는 것이 더 많지 않을까란 생각에 그곳을 찾아갔다.

다른 회사에서 최저70볼까지 봤던 투어가 이곳에서는 150볼이다.

호스텔 코알라 덴은 여행사도 같이 하는데, 코알라 덴에서는 120볼을 불렀었다.

한참을 고민하다가 그냥 big deal tour를 믿어보기로 하고, 그곳에서 예약을 했다.


결과적으로 광산 투어는 흥미로웠다. 

하지만 꼭 big deal tour여야 했는지는 모르겠다.

우리는 가이드해준 아저씨는 15살부터 광부로 일을 하다가 지금은 이 여행사에서 일을 하게 되서

광산에 더 이상 나가지 않아도 된다고, 너무 행복하다고.

더 많은 관광객들이 올 수 있게 이야기해달라고 이야기했지만-

우리가 투어를 하러 들어간 광산에서 만난 다른 노동자들에게 우리가 낸 투어비가 돌아가는 지는

전혀 모르겠다. 나중에 물어보니 돈을 지불한다고 하긴 하지만, 아마 광산 소유자나 그 그룹의 짱한테나

좀 돌아가지 않을까란 추측을 해본다.

왜냐면 투어를 시작할 때 광부 시장에 들르는데, 거기서 광부들에게 줄 선물을 사라고 하고,

어쩌다가 광산안에서 광부 노동자분들을 만나면 선물을 주라고 한다.

근데 그게 왠지 다인 것 같은 느낌? 그리고 노동자 분들과 대화도 할 거라고 했었는데 그런 것도 없었고,

처음엔 광산 안에 꽤 깊숙히 들어갔는데 일하고 있는 사람이 아무도 안보여서 가이드가 당황하기도 했다.

아마, 축구에 빠져서 지금 일하러 안온 것 같다며, 다른 갱도에 들어가보자고 말하는데,

이 투어가 사전에 노동자분들과 전혀 조율되어 있는게 아닌 것 같았다.


그래도, 투어 자체는 흥미로웠다.

포토시의 간단한 역사와 옛날 식민시절 광산 노동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

현재의 문제점에 대한 것들을 들을 수 있었고, 직접 갱도 안에 들어가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볼리비아에 길게 있지 않았지만

계속 드는 생각이, 정말 많은 자원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을 효율적으로 잘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거다.

지금 포토시에서 채굴하는 광물들만 해도, 정제할 공장이 없어서 근처 다른 나라로 그냥 보낸다고 한다.


칠레에게 구리 자원이 풍부한 바다 쪽 영토를 빼앗겨 내륙국가가 되는 바람에 해상무역도 쉽지 않고,

인구가 고작 1000만을 조금 넘는, 힘없는 나라. 볼리비아.


그곳의 역사가 궁금한 분들은 우유니에 가기 전, 잠시 포토시에 들려도 좋을 것 같다.



포토시 역사와 관련된 글은 정리가 잘 되어 있는게 있어서 링크를 공유합니다.

http://blog.naver.com/tack27/110036032884

http://www.theguardian.com/cities/2016/mar/21/story-of-cities-6-potosi-bolivia-peru-inca-first-city-capitalism



<Tip> 포토시 광산 투어

포토시는 많은 사람들이 '정말 할 것 없는 곳' 이라고 이야기 한다.

맞다. 할 꺼리를 찾으면야, 있겠지만- 사실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이곳에서 광산투어만 하고 떠난다.

우리는 이곳에서 2박을 했지만, 정말 시간이 없어서 그냥 광산투어만 하고 빨리 지나가고 싶다면

그것도 가능하다.

광산 투어는 대부분 아침 8시 30분, 오후 1시 이렇게 두 번 이루어진다.

나는 오전 투어를 했는데, 우리 그룹의 어떤 커플은 당일 투어 출발 10분 전에 여행사에 도착해서

바로 돈을 내고 투어에 합류했다. 

만약 새벽에 포토시에 도착하면, 바로 투어사를 찾아서 아침 투어를 하는 것도 불가능한 건 아닐듯하다.

그리고 오후에 다른 곳으로 떠나면 되니까.


우리가 묵었던 koala den hostel은 호스텔 뿐 아니라 여행사, 카페 겸 식당 까지 많은 지점을 가지고 있고,

이 쪽 지역에서는 모르는 사람들이 없는 것 같다. 여행자들도 정말 많이 이용하고.

하지만 이름없는 일반 여행사나 호스텔에 비하면 조금 비싸다. 하지만 서비스는 확실해보인다.

광산투어는 koala den에서 하면 120볼. big deal tour에서 하면 150볼.

그냥 일반 여행사에 가서 물어봤을 때는 원래 90볼인데 지금 예약하면 70볼까지 해주겠다고 했었다.

big deal tour라고 해서 특별히 더 좋은 방진복이나 마스크를 주지는 않았다.

투어에 포함된 내용과 가격을 비교해보고 결정하면 될 것 같다.

라파스. 

매연으로 악명높은 도시답게, 정말 도시에 도착하자마자 매캐한 매연냄새가 코를 찌른다.

그래도, 라파스에 대한 첫인상이 좋았던 이유는,

도시에 들어설 때 보이던 체게바라 동상과 시내버스에 붙여져있던 체게바라 스티커.

뭔가, 민중들의 도시같다 그래야하나. (실상은 그렇지 않지만...)


라파스는 정말 신기한 도시다.

온 도시가 황량한 계곡으로 둘러싸여있다. 아니 둘러싸여있다기보다 계곡 곳곳에 

건물들이 들어서있다고 해야하나. 

정말 어떻게 이런 황량한 계곡 사이에 도시가 만들어질 수 있었을까 신기할 정도로, 지형이 특이하다.

나무도 많지 않고, 고도도 높아서 살기 쉽지 않은 이곳이

볼리비아 이곳 저곳으로 이동하기 좋은 교통의 요지라서 실질적 수도 역할을 한다고 한다.

(실제 수도는 수크레인데, 수크레는 사법수도, 라파스는 행정수도라고 한다)


볼리비아에 오기 전부터 볼리비아에 대한 여행자들의 안좋은 경험을 많이 들어서

살짝 긴장도 하고, 큰 기대를 하지 않아서 그런지

생각보다 흥미로웠고, 생각보다 위험하다는 생각도 많이 들지는 않았다.

물론 우리랑 같은 시기에 다른 여행자들이 소매치기를 당했다는 이야기를 듣긴 했지만...


라파스에서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건 '데쓰로드'라고

위험한 산악길을 자전거로 내려오는 그런 액티비티다.

영탄씨는 액티비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고, 나 역시 10만원 넘는 돈을 주고 굳이 하고 싶지 않아서 패스.

대신 하루는 라파즈 센트로 여기저기를 헤매고 다니고, 다른 하루는 부유층이 산다는 지역에 가서

또 여기 저기를 헤매고 다녔다.

워낙 고도가 높은 도시라서 부유층은 그나마 고도가 낮은 곳에, 서민들은 높은 곳에 산다고 하는데,

정말이지 부유층이 산다는 그 지역은 공기부터가 다르다.

(지역 이름은 모르겠는데 소포카치에서 녹색 케이블카를 갈아타고 마지막 역에서 내렸다.)

각종 외제차 전시장에, 대형마트와 쇼핑몰, 명품샵들을 길에서 볼 수 있고, 매연도 훨씬 훨씬 덜하다.

거의 모든 것이 갖춰져 있는 것처럼 보여서, 이곳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다른 지역에 가보긴 했을까,

여기가 정말 같은 도시인가 싶다.


아무튼 여기저기 걸어다니다보면 우연히 재밌는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

센트로에서는 케이블카 안에서 굉장히 유쾌한 아저씨를 만나 잘 통하지 않는 언어로 한참을 수다를 떨고,

예상치도 않게 아트마켓이 열린 곳에 가서 예쁜 기념품도 사고, 재밌는 구경도 하고.

우연히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로컬 맛집에서 밥을 먹으며 기타 연주도 듣고.

그렇게 라파스에서 이틀을 보냈다.

남들 다가는 달의 계곡도 안가고, 액티비티도 안하고. 그냥 그렇게.

그래도 충분히 재미있었다.




<Tip> 라파즈에서 뭐하지

1. 마녀시장

San Francisco 광장과 성당 뒷 편 길이 여행자 거리인데, 그 쪽에 마녀시장 길이 있다.

현지인들에게 Mercado de Bruja(메르카도 데 브루하) 또는 Brujos(브루호스) 이렇게 이야기하면

길을 잘 알려준다.

페루도 그렇고, 볼리비아도 그렇고 아직 토속신앙같은 것이 남아있어서

우리나라에서 무당이 굿하고 그러는 것처럼 나름 의식같은 것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마녀시장은 그런 것을 하는 분들이 운영하는 상점이 모여있는 곳인데,

말린 새끼 야마가 상점 앞에 죽 걸려있기도 하고, 이상한 약초같은 것들이 쌓여있기도 하다.

신기하게 '사랑이 이루어지는 약' 있냐고 하면, 무언가를 꺼내서 보여주고,

돈을 많이 벌게 해주는 약, 액운을 쫓아주는 약 이런 것들이 다양하게 있다. 

물론, 믿거나 말거나이지만.

센트로에서 가까운 곳에 있으니 그냥 돌아다니면서 지나가며 들러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


2. 텔레페리코

라파스의 명물 지상전철. 그냥 케이블카라고 생각하면 되고, 우리가 있을 때 텔레페리코 2주년

기념 행사가 있었으니, 이제 생긴지 2년 되었나 보다.

빨간색, 노란색, 초록색 라인이 있는데 빨간색 라인은 터미널 바로 근처에서 탈 수 있고,

노란색, 초록색 라인은 미니버스를 타고 해당역으로 가야 탈 수 있다. 센트로에서 걸어가기엔 멀기에.

많은 분들이 추천하는 라인은 노란색, 초록색 라인인 것 같다.

노란색 라인 끝으로 가면 mirador라고 해서 도시에서 가장 높이 올라가서 도시를 볼 수 있다고.

기이한 도시 풍경을 보기에 텔레페리코만한 게 없는 것 같다.


3. 야경보기

라파즈 도시의 지형이 특이하기 때문에 야경도 끝내준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나의 경우, 뭐, 그닥 큰 감흥은 없었지만(그냥 낮에 도시 전체를 내려다보는 게 훨씬 멋졌다)

많은 분들이 라파즈 야경은 놓치지 말라고 하니. 한 번 봐도 좋을 것 같다.

야경을 보는 방법은 텔레페리코에서 보는 방법과 낄리낄리 전망대에서 보는 방법이 있다.

낄리낄리 전망대는 숙소에서 멀지 않아 그냥 걸어서 갔는데, 

가보니까 동네 아이들, 어른들이 놀이터처럼 나와서 시간을 보내는 가족공원같은 느낌이어서

전혀 위험하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티티카카. 티티카카.

이름도 참 예쁜 티티카카.


옛날에 어떤 일본영화에 나와서, 막연히 환상을 가지고 있었던-

세계에서 제일 높다는 호수. 


티티카카 호수는 페루와 볼리비아 양 쪽 국가에 걸쳐져 있어서 페루 쪽에서는 푸노, 볼리비아 쪽에서는 코파카바나에 가서 볼 수 있다.


우리는 일정이 여의치가 않아 푸노는 건너뛰고 바로 코파카바나로 갔다. 

예전에 세계여행을 했던  친구가 ‘태양의 섬’이 정말 짱이라고 해서...


아침에 코파카바나에 도착하자마자 태양의 섬에 들어가는 표를 끊었다. 

2박을 할 계획으로, 나와서 라파스로 가는 버스표도 미리 예약을 하고선 섬으로 들어갔다.


많은 사람들이 언덕이 가파르니 짐을 맡기고 필요한 것만 챙겨가라고 했지만..

우리는 2박을 하며 여유롭게 섬에서 멍을 때릴거라며- 모든 짐을 가지고 갔다.


그리고... 언덕길을 오르며 사람들이 왜 그렇게 말했는지 또 한번 깨달았다는.

왜 매번 해보고서야 아는 걸까.


티티카카호수는 정말, 생각했던 것보다,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훨씬 크고 아름다웠다.

아니 경이로웠다.

보트를 타고 섬에 가는데, 정말 호수라고 하기엔 너무 큰 규모의 호수 위로,

정말 손으로 잡힐 것처럼 구름들이 수면 가까이에 둥둥 떠 있고, 호수 주변으로 여러 산들과, 

저 멀리 아련하게 설산이 보이는데..

그 풍경은 정말 이제까지 어느 곳에서도 본 적 없던 풍경이었다.


너무 아름다워서, 보트를 타고 가는 1시간 반 동안 정말 멍하니 창밖만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정말 잘왔다고 몇 번을 생각하면서.

2박이 너무나 아쉬워서, 섬을 나가기 싫으면 어쩌지...걱정하면서.


하지만 문제는 추위였다.


섬에 도착해서 숙소를 찾아 언덕을 올라가는데 귀여운 한 남자아이가 호객을 한다.

한편으론 안타까우면서도 한편으론 귀여워, 아이가 하는 말을 다 들어주는데

아이가 이야기하는 숙소가 론리플래닛에서 추천한 숙소다.

잘됐네 하는 생각으로 숙소에 들러보았다.

가격은 비쌌지만, 뷰도 좋았고, 따뜻한 물 나온대고, 아침도 포함이란다.

론리플래닛에서도 24시간 온수를 쓸 수 있는 곳이라고 추천을 해놓았기에 

우리는 아무런 의심없이 묵기로 했다. 2박이라 할인도 더 받고, 이틀치 숙박료를 모두 지불했다.

숙소가 아주 썩 좋지는 않았지만, 다 비슷하려니 생각하며 위안을 했다.

(나중에 짐을 풀어놓고 섬을 돌아다니는데, 최근에 지어진, 훨씬 좋아보이는 숙소가 참 많더라. 

가격도 더 싸고...)


문제는 밤이었다.

저녁을 먹고 들어와 샤워를 하려는데 따뜻한 물이 나오질 않는다.

시멘트로 대충 만든 집은 너무 너무 춥다.

결국 샤워 뿐 아니라 세수도 하지 못하고 잔뜩 웅크리고 잠을 잤다.


다음 날, 숙소 직원에게 문제를 이야기하고 하루치 숙박비를 환불받고 방을 옮기려고 했는데 

환불이 안된단다. 

정말, 우리가 미쳤지. 왜 이런 실수를 했을까.

그동안 한 번도 미리 숙박비를 다 지불한 적이 없었는데...


한참을 실랑이 한 끝에 이틀치 숙박비 240솔 중에 80솔만 환불을 받아서 나왔는데,

이미 기분도 그렇고, 어딜 가나 추울거란 생각도 들고 해서...

결국 하루만에 섬에서 나오고 말았다.


아직도 너무 아쉽다.

처음에 좀 힘들어도 숙소를 여기저기 보고, 잘 고를껄. 

따뜻한 물이 나오는지 확인이라도 좀 할껄.

섬이 정말 너무 좋았는데, 여유있게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서둘러 나온 것이 정말 너무 아쉽다.


어떤 이는 우리나라 남해가 더 아름답다며 실망했다고 했지만,

나한테 티티카카 호수는 정말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아름다운 곳이었다.


나중에, 꼭! 

다시 한 번 가볼 수 있으면 좋겠다.



쿠스코에서 4박 5일 일정으로 간 땀보파타 아마존 투어. (1박은 버스로 이동)

아마존에 대한 환상과 기대를 많이 낮추고 가기는 했지만

(누군가가 사람들이 있는 곳에 어떻게 동물들이 많이 서식하겠냐고 하더라)

그래도...생각보다 많은 동물들을 보지 못해 아쉬웠던 투어.

(같이 투어를 했던 사람들 모두 ‘다음에는 아프리카에 가자’ 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자연의 ‘손님’으로서 숨죽인 채 여러 동물들을 찾아 헤매던 그 시간들은

충분히 흥미로웠고, 가슴 설레는 경험이기도 했다.



3박 4일 동안 하루에 3시간만 전기가 들어오는 아마존 숲 안의 작은 오두막에 지내며,

오랜만에 정말 조용한 시간을 만끽했다.


하루는 그냥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오두막 해먹에서 가만히~~~~ 있고 싶기도 했는데,

돈 생각에 준비된 액티비티를 새벽부터 저녁까지 이것저것 하느라 은근히 홀로 있을

시간이 많지 않긴 했지만...그래도 충분히 매력적인 시간이었다.


아, 그리고 정말 3박 4일동안 끼니 걱정 안하고, 엄청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었던 게

정말 너무 너무 좋았다.

투어 마치고 쿠스코에 돌아오자마자 시작된 ‘뭐먹지?’ 고민...

채식을 하다보니, 길거리 음식은 먹을 게 거의 없고. 여행자 식당은 비싸고. 

로컬 식당은 메뉴가 뭐가 뭔지 알기 너무 어렵고. 정말 3박 4일간 아주 아주 행복했다.


아, 아마존 이야기를 하다가 빠져버렸네.



땀보파타 아마존 투어는 이런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1. 아마존에 가보고 싶지만, 아주 아주 열악한 환경은 싫으신 분

2. 다양한 식물과 새에 관심이 많은 분

3. 동물을 보는 것보다 조용한 자연 환경에 둘러싸여 며칠을 보내고 싶으신 분


<Tip> 마누국립공원 VS 땀보파타 

둘다 쿠스코에서 갈 수 있는 투어로, 둘다 3박4일에 다녀올 수 있다.

마누국립공원 투어는 알아본 것 중 가장 저렴한 게 210달러(파비앙), 땀보파타 투어는 220달러였다.

 (근데 많은 가이드북이나 웹에서는 마누가 더 비싸다고 나온다. 파비앙네는 왜 이리 쌌단 걸까. 

싼게 다 좋은 건 아니니 조건을 잘 살펴봐야 할 것 같다.)

마누국립공원은 유네스코 자연유산으로 지정된 곳으로 아마존 중에 가장 잘 보존된 곳이라고 한다. 

하지만 3박4일 투어로 갈 수 있는 곳은 Cultura Zone으로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는 곳.

땀보파타 3박 4일 투어로는 산도발 레이크(땀보파타 투어는 이 호수 때문에 유명하다고 한다. 

엄청 아름답기로 유명하다고)가 있는 reserved zone과 cultura zone을 모두 가는데, 

reserved zone에서 더 많은 동물을 보는 게 가능하다고 한다.

하지만 땀보파타나 마누국립공원이나 3박 4일 일정으로 볼 수 있는 것은 거의 비슷하다고. 

하지만 같은 3박 4일이라면 차라리 땀보파타가 낫다는 글을 보았다.

하지만 7일 정도 길게 갈 수 있다면 당연히 마누 국립공원이 낫다고 한다.


투어를 해 본 결과, 여행사에서 투어 소개를 하면서 보여주는 다양한 장소와 액티비티는 

그곳에서 가능한 모든 것을 보여주는 것이었고, 막상 3박 4일간 같이 지내는 가이드는 

그 내용을 정확하게 전달받지 못한 상태였다. 내가 이건 안하냐? 라고 물어보니, 

그게 투어에 포함되어있었냐며, 사무실에 확인해보겠다고 했다.

그러니 투어 예약을 할 때 정확한 일정과 일정에 따른 투어 내용을 확실히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우리는 별 큰 문제는 없었지만, 괜히 사기를 당했다는 느낌을 안가지려면 확실히 체크하는 게 필요할 듯.

드디어 마추픽추에 갔다.

1911년에 발견됐다고 하니까 잉카제국이 무너지고 3-400년이 지나서야 발견된 잉카의 유적지.

워낙 유명한데다가, 워낙 많은 사진들을 봐서

사실 엄청나게 궁금하다거나, 엄청나게 너무너무 가보고 싶다거나 하는 곳은 아니었다.

그냥 뭐랄까. 페루에 왔는데 마추픽추를 안가? 뭐 이런 숙제같은 느낌?


사실 마추픽추 그 자체보다 더 해보고 싶었던 것은 마추픽추까지 걸어가보는 거였다.

가는 길에 마을도 보고, 여러 유적지도 보고, 풍광도 보고.

하지만 공식적으로 걸어갈 수 있는 정통잉카트레일은 예약이 쉽지도 않을 뿐 더러 

한 사람당 600달러가 넘으니, 애초에 마음을 접었다.

많은 여행객들이 하는 잉카정클트래킹은 재미있을것 같아 보이기는 했지만, 

그닥 구미가 당기지는 않았다. 걷는 것보다 정해진 일정과 코스에서 이런 저런 액티비티를 하는 건데, 

나이가 들어서 이제 액티비티에 대한 호기심이 적어져서일까. 그닥...

마추픽추까지 어떻게 가야할까 고민하며 웹서핑을 하다가 

자가로 마추픽추까지 걸어서 왕복을 했다는 한 부부의 블로그를 보았다.

쿠스코에서 오얀따이땀보까지 간 후에 거기에서 마추픽추가 있는 마을 ‘아구아스 깔리엔떼’까지 

약 7-8시간을 기찻길을 따라 걸었는데, 풍경도 좋고, 걸을만했다고 한다.

비용도 거의 들지 않는 방법이니 우리한테 완전 딱이었다!


그 방법을 선택하기로 하고 쿠스코에 왔는데,

뭔가 알수없는 힘에 이끌려 쿠스코에서 굉장히 게으른 하루하루를 보내며 시간을 허비하다가,

애초 계획에 없던 아마존 정글 투어를 가기로 하게 되면서

자가로 걸어서 마추픽추에 가는 방법을 이용하기 어렵게 되어버렸다.

아구아스 깔리엔떼에 저녁 전에 도착하려면 오얀따이땀보에서 오전 일찍 출발해야하기 때문에 

오얀따이땀보에서 1박을 해야하고, 아구아스 깔리엔떼에 도착해서 또 1박, 

그리고 돌아오는 건 프로모션 중인 페루레일을 이용하려고 하니 

프로모션이라 이용할 수 있는 편도 시간이 정해져있어서 또 아구아스 깔리엔떼에서 1박을 해야해서 

결국 3박 4일이 걸리기 때문이었다.

아마존 정글투어 4박5일을 생각하면, 빨리 움직여야 했다.


결국 전혀 고려하지 않았던 기차를 이용해 마추픽추를 다녀왔다.

그나마 1+1 프로모션 중이라 이용이 가능하긴 했지만. 

아직도 그렇게 다녀온 게 계속 아쉽다.


아무튼-

마추픽추에 올라갔다.

돈을 아껴보겠다고, 그리고 바가지 버스 요금이 너무 약올라서 

마을부터 마추픽추 입구까지 걸어서 올라갔다.

많은 사람들이 말렸지만... 역시 해보고 나니 왜 말렸는지 알 것 같다.

정말 체력이 좋은 사람이면 모를까. 비추다.

가는 길이 힘든 것보다, 걸어 올라가다가 체력이 다 소진되버리는 게 문제다.

1시간 30분 걸어올라가는 것 까지는 정말 엄청 힘들었지만, 

뭐, 그동안 했던 트래킹이나 이런 걸 생각하면 뭐 할만했다.

근데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입장권을 끊고 마추픽추 안으로 들어가 첫 계단에 발을 딛는 그 순간.

다리가 정말 말을 안들었다.

마추픽추는 정말 생각보다 아주 넓어서 꼼꼼히 둘러보려면 3-4시간은 기본 소요되는데, 

계단도 많고, 길도 자갈길이라 걷기에 아주 편안하지 않다.

그래도 정말 안간힘을 내서 쉬엄 쉬엄 다 둘러보기는 했지만, 

가고 싶었던 Sun Gate에는 오르지 못했다. 거기까지는 도저히 갈 자신이 없었다.

거기에 오르면 마추픽추와 와이나 픽추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데, 경치가 끝내준다고 한다.


마추픽추에 대한 감상보다 ‘힘들다’란 생각이 매 순간 먼저 뇌리를 스치는 건, 그닥 좋은 건 아닌 것 같다.

혹시라도, 걸어올라가길 고민하고 있다면. 정말 잘 생각하자...;;

안개에 휩싸인 마추픽추. 맑을 때보다 아른아른 보이는게 더 멋있는 것 같긴하다.


처음에 날씨가 너무 안좋아서 걱정했는데 다행히 오전 9시, 10시 정도 되니까 해가 반짝 나더라.

힘들어서 그만 걷고 싶어했던 소심한 남편을 이끌고 여기 저기 다니며 열심히 증명사진을 찍었다.

마추픽추는 듣던대로 경이로웠다.

규모는 말할 것도 없고, 석재를 다루는 기술은 놀랍기만 했다.

어떻게 이런 산 중에 이런 돌계단을 만들고 건물들을 쌓아올렸을까. 

만약, 잉카제국이 그렇게 스페인에게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면... 

그러면 좀 더 많은 것들을 우리가 볼 수 있었을까.

쿠스코에서도 그랬지만, 가만히 언덕 한 켠에 앉아 마추픽추를 내려다보고 있으면 

그런 생각을 안할해야 안할수가 없었다.

옛 잉카제국의 영화. 너무나 부질없이 짓밟혀버린 한 제국의 운명이 참 안타까웠다.


마추픽추 곳곳에 야마들이 돌아다니며 풀을 뜯고 있다. 운이 좋다면 야마와 독사진을 건질 수 있다!

잉카제국의 문은 직사각형이 아니라 사다리꼴이었다고 한다.


<Tip> 마추픽추에 가는 몇 가지 방법


1) 정통 잉카 트레일

옛 잉카인들이 걷던 길을 그대로 따라 걸으며 마추픽추까지 가는 루트인데, 최소 4-5개월 전에는 예약을 해야할 만큼 인기가 많다고 한다.

여행중 만난 한 친구는 이 투어 때문에 쿠스코를 중심으로 페루 이곳저곳을 여행하고 있다고 하기도 했다.

가격은 600달러 정도 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정확하지는 않다. 

2) 잉카 정글 트래킹

2박3일, 3박4일 일정을 선택할 수 있는데 3박 4일 일정의 경우 첫 날은 7-8시간을 걷고, 둘째날은 자전거, 세번째 날은 집라인과 같은 액티비티, 마지막에 3시간 정도를 걸어서 마추픽추가 있는 마을까지 올라온다고 들었다.

쿠스코 시내로 돌아갈 때는 버스나 기차를 이용할 수 있는데 기차를 이용하면 약 190달러, 버스를 이용하면 약 130달러라고 들었다.

많은 여행객들이 이 투어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3) 이드로 일렉트리카에서 걸어가기

쿠스코에서 이드로 일렉트리카라는 마을까지 콜렉티보를 타고 간다. (약 7시간 소요)

이드로 일렉트리카에서 마추픽추가 있는 마을까지는 걸어서 약 3시간~4시간 정도 소요.

이 방법 역시 많은 여행객들이 선택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이드로 일렉트리카까지 콜렉티보 비용이 얼마인지는 모르겠다.

새벽에 쿠스코 아르마스 광장을 걷다보면 봉고차가 ‘이드로 일렉트리카’를 외치며 가는 것을 볼 수 있다.

4) 오얀따이땀보에서 걸어가기

이 방법은 직접 해 본 블로거의 링크를 참고하자. http://blog.naver.com/itzchloe/220559223210

5) 살칸타이 트래킹

항간에서는 살칸타이 트래킹과 정통 잉카 트레일 중 무엇이 더 좋은지를 두고 온라인 토론이 있기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살칸타이 트래킹을 갈 예정이었던 한 커플이 이야기하기를 트래킹 자체(경치)는 살칸타이 트래킹이 낫고, 유적지를 많이 보려면 정통 잉카 트레일이 낫다고. 이건 약 250불 정도 한다고 들었다. 

만약 트레킹은 좋아하지만 정통 잉카 트레일은 너무 비싸고, 액티비티엔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살칸타이 트래킹을 해볼만하지 않을까.

6) 기차타고 가기

페루레일이나 잉카레일을 이용해서 기차를 타고 왕복할 수 있다.

쿠스코에서부터 아구아스 깔리엔떼 마을까지 갈 수도 있지만, 비싸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오얀따이땀보에서 아구아스 깔리엔떼까지 가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 같다.

쿠스코에서 오얀따이땀보까지 콜렉티보를 타면 15솔, 약 1시간 30분 소요된다. 오얀따이땀보 기차역 바로 앞에서 세워준다. 돌아올 때도 오얀따이땀보에서 내려서 콜렉티보를 타고 쿠스코 시내로 돌아오면 된다. 많은 콜렉티보들이 기다리고 있다.


드디어 쿠스코에 왔다.

너무 유명해서 그다지 기대를 하지 않고 온 쿠스코는,

아르마스 광장에 들어서자마자 나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정말 큰 규모의 아르마스 광장. 그리고 광장 중앙에 우뚝선 잉카의 동상.

아르마스 광장을 둘러싼 어마어마한 규모의 대성당과 성당들.

활기넘치는 거리 분위기. 


첫날 고산병인지, 계속 몸이 쑤시고, 속이 좋지 않아 조금 고생을 하긴 했지만

3일 째부터는 괜찮아져서 골목길 여기저기를 무작정 걸어 다녔다. 

고산지역이라 변화무쌍한 날씨에, 더웠던 리마와 다르게 꽤나 쌀쌀한 게 단점이라면 단점이지만

쿠스코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거의 1주일을 늘어지게 만든 곳이다.


그냥 골목길만 돌아다녀도, 너무 즐거웠던 쿠스코.

그리고 숙소에서 만난, 말은 잘 안통했지만 참 좋았던 브라질 친구와-

그리고 또- 정이 들어버린 한 한국인 여자친구를 만난 곳.

잉카제국의 옛 모습을 추측하며 상상의 나래를 펼쳐볼 수 있었던 곳.


쿠스코 주변에 많은 곳을 가보지 못해 아쉽긴 하지만, 

쿠스코 시내를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시간을 보낸 것 같다.







리마는 많은 한국 여행자들이 그냥 스킵하거나 한식을 충전하기 위해 들르는 곳이라고 한다.

우리 역시 리마에 대한 많은 정보없이, 

그리고 리마에서 무얼 해야하겠다하는 특별한 계획없이 리마에 갔다.


아, 한 가지 계획이 있긴 했다. 뭔가, 와라스에서 짧고 굵게 빡센 일정을 보내고, 

고산병이 온건지 자꾸 설사를 하는 바람에 세운 계획.

바로, 한인 민박집에 가서 라면에 밥 말아 먹는 것!


그래서 새벽에 도착한 우리는 터미널에서 메트로폴리타노를 타고 한인민박집 '포비네'를 찾아갔다.

8시쯤이었나. 도착하자마자 라면부터 끓여먹었는데, 어찌나 맛있고 개운하던지!!


한인민박집은 바랑코라는 안전한 지역에 위치해 있었고, 

민박집이 있는 지역도 되게 부유해보이는-그런 곳이었다.

그런 곳에 위치한 아담한 3층짜리 민박집은 다른 것보다, 일단 바닥에 널부러질 수 있어

굉장히 편안했고, 언제나 밥통에 쌀밥이 구비되어 있어 1솔이면 밥 한그릇을 먹을 수 있다는게 정말

매력적이었다. 민박집 매니저의 센스있는 유머는 덤!

하지만 안타깝게도, 더블룸이 꽤 비싸서 1박만 하고 숙소를 옮겨야했다..ㅠㅠ

그렇지만 하루 밖에 머물지 않았는데도 매니저와 그곳에 머물던 다른 한국분들이랑 정이 들어서

다음날에도 찾아가서 함께 밥을 먹었다는...^-^


우리가 옮긴 두 번째 숙소 '호텔 에스파냐'는

대통령궁에서 두 블록 떨어진 곳이라 치안도 괜찮았고, 숙소 자체도 굉장히 앤틱해서 매력적이었다.

개인 욕실이 있는 더블룸이 60솔이었는데, 그 정도 가격이면 괜찮지 아니한가!

게다가, 별 기대하지 않았던 리마의 구시가지는 정말 아름다웠는데(그동안 콜롬비아나 에콰도르에서 봤던

아르마스광장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규모. 그러고보니 콜롬비아나 에콰도르에서는 아르마스광장보다

시몬볼리바르 광장을 더 많이 본 거 같기도 하다.)

하릴없이 길을 걸어다니길 좋아하는 우리에게 구시가지에 위치한 숙소는 안성맞춤이었다.


아, 그리고!! 구시가지 차이나타운의 한인마트는 정말 강추다!

사장님도 너무 친절하시고, 가격도 정말 생각했던 것보다 저렴해서 깜짝 놀랐다.

사장님께서 한국 음식을 알리려고 일부러 팔고 있다는 김밥과 잡채는 10솔밖에 하지 않는다.

어떻게 이렇게 저렴하게 파시냐고 했더니, 이 나라 현지인들 한 끼 식사 평균이 그 정도인데

거기에 맞추지 않으면 누가 사먹겠냐고 하신다.

가게 들어가자 마자 시원한 알로에 주스를 주셔서 깜짝 놀랐는데, 컵라면도 서비스로 주시고.

요쿠르트도 주시고.

우리가 산 건 얼마 안되는데 너무 많이 받는 것 같아 미안할 지경이었달까.


리마는 대도시라서 그런지, 메트로폴리타노나 버스를 타면 사람들이 항상 지친 표정이거나

딱딱하게 굳은 표정이라 마치 서울에 다시 돌아온 것 같기도 했지만,

리마에서 만난 따뜻한 사람들, 따뜻한 한국음식 덕분에 마치 집에 돌아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던 곳이다.


그리고, 리마는 정말 굉장히 큰 도시다.

할게 없고 볼게 없다고 하기도 하지만, 구시가지가 은근히 참 매력적이고

신시가지 미라플로레스의 케네디 공원은 고양이를 좋아한다면 놓치지 말아야할 명소기도 하다.

정말 일정이 빠듯한 게 아니라면 최소 2일 정도는 머물면서 구석구석 돌아다녀보면 좋을 것 같다.



<Tip> 리마 숙소 정보

1. 한인민박집 '포비네'

안전한 지역인 바랑코에 위치.

바랑코는 한국으로 치면 홍대같은 곳으로 많은 사진가나 예술가들이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도미토리 가격은 35솔로 미라플로레스의 다른 숙소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더블룸은 100솔. 화장실/욕실은 모두 공용이다. 와이파이 완전 빵빵.


2. 호텔 에스파냐.

대통령 궁에서 두 블록 떨어진 곳에 위치. 샌프란시스코 수도원 바로 맞은 편 골목 코너에 있음.

개인 욕실 딸린 더블룸 60솔.

와이파이 잘 됨. 방마다 조금 다르긴 하지만 꼭대기 층 방은 앞에 발코니가 있어서 좋음.

발코니에서 바라보는 구시가지 야경이 볼만함.


<Tip> 리마 볼거리

1. 근위병 교대식

매일 낮 12시. 대통령 궁 앞에서 근위병 교대식을 한다.

버킹엄궁 근위병 교대식에 비하면 귀여운 수준이지만, 군악대의 연주가 들을만하고 나름 재밌다.



2. 케네디 공원(미라플로레스)

메트로폴리타노를 타고 가면 역에서 케네디 공원까지 걸어서 약 5분 거리.

고양이들이 엄청나게 많다. 공원 관리인이 고양이들 사료를 준다고 한다. 

그래서 여기 고양이들을 공무원 고양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듯. 

고양이들이 매우 살가워서 가까이 잘 다가오고, 사진을 찍으면 가끔 포즈도 취해준다.


3. 그 외

샌프란시스코 수도원에 가면 옛날, 하나님과 더 가까워지려고 그곳에 묻힌 사람들의 유골을 볼 수 있는

지하 묘지에 들어갈 수 있다.

영어투어가 무료로 진행됨.(입장료는 있음. 20솔인가, 25솔인가 가물가물...)

구시가지를 걷다보면 Junin거리가 있는데, 그 거리 중간 쯤에 가죽밸트를 파는 집이 있다.

68년인가 된 오래된 집이라고 하는데, 그 집이 옛날에 시몬 볼리바르 집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가죽밸트가 필요하다면 한 번 들러보는 것도 괜찮을 듯.




여행 떠나기 전부터 정말 많이 들었던 트래킹 이름

'69호수 트래킹'과 'W트래킹'..

나는 파타고니아 지방에 가지는 않으니까 파타고니아 쪽 트래킹은 신경도 쓰지 않았는데,

69호수 트래킹은 내가 가는 페루에서 할 수 있는 트래킹이라서 계속 관심을 갖고 있었다.

트래킹을 엄청 좋아하거나 즐기는 사람은 아니지만, 아름다운 자연 환경 보는 것은 좋아하니까...

음.. 해보면 좋겠지? 라는 생각.

그리고 도대체 얼마나 아름답길래 다들 69호수, 69호수 하나...하는 궁금함.


그래서 와라스에 갔다.

와라스는 우아스카란 산자락에 자리한 고산도시인데, 이곳을 거점으로 많은 사람들이 트래킹을 한다고 한다.


고산병이 워낙 무섭다길래 미리부터 겁을 먹고, 치클라요에서 출발하는 밤버스에서 고산약을 먹었다.

약 덕분일까. 해발 고도 3100m 정도 된다는데, 오전까지 특별한 증상은 없었다.

오후에 약기운이 떨어질쯤, 약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안먹어봤는데, 뭐, 특별히 이상한 증상은 없다.

만약 고산인 것을 모르고 갔으면, 전혀 모르고 지나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아무튼, 도착한 당일은 고산적응할 겸 주변에 와리 문명 유적지를 볼 수 있다는 Wilkahuain이란 마을에 다녀오고,

다음날 새벽 5시30분. 69호수로 향했다.


69호수는, 이 쪽 우아스카란 국립공원에 400개가 넘는 호수 중 하나로, 69는 호수의 번호라고 한다.

이 호수는, 트래킹 시작 전에 본 호수. 너무 너무 아름다워서 깜짝 놀람!!

이 호수 때문에 69호수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졌음..



차를 타고 어디론가 가서 아침 식사를 하고, 본격적인 트래킹은 오전 9시쯤 시작되었다.

트래킹하다가 고산병 오면 안되니까 새벽에 고산병 약도 하나 먹어주고!

트래킹 시작!!

어, 근데 다들 너무 너무 너무 너무 힘들다고 했는데, 의외로 걸을만하다.

조금씩 가파른 곳이 나오면서 약간 힘들긴 했지만, 걸으면서 산크리스토발 섬에서 영탄이랑 같이 했던

오르막길 자전거 트래킹을 떠올려보니, 그것보다 힘들지 않은 것 같다.

그 땐 정말 물도 엄청 많이 마시고, 다리가 끊어질 것 같았고, 나중에는 정말 울컥 눈물이 나올 뻔 했는데.

그거랑 비교하면 이건 그냥...조금 힘든 정도..

영탄이도, 내가 너무 잘 걸어가니까 놀란 눈치다. 흐흐흐흐. 







여행하면서 몸이 정말 많이 좋아졌나보다.

콜롬비아에서 타이로나 국립공원 간다고 걸어갈 때 생각해보면 정말 체력 저질이었는데...

왠지 기분이 좋다.

산중 날씨는 정말 변덕스럽고, 아무도 알 수 없다더니.

정말 걷는 내내 비가 왔다 해가 나왔다 하더니, 어느 순간부터는 비가 멈추질 않고 내린다.

이렇게까지 올줄은 몰라서 우비를 따로 챙기진 않았는데....

나름 방수되는 잠바인데 계속 비를 맞으니 옷이 점점 축축해지고, 결국 안에 입은 옷이 젖어버렸다.

게다가 트래킹 코스 중간 중간 있는 늪지대를 지나며 잘못 발을 딛는 바람에 신발도 진흙범벅, 다 젖고.

한 번은, 바위인 줄 알고 신나게 밟은 소똥에 신발이 푹 다 들어가버리고...

고산을 걷는 것도 걷는 것이지만, 길 곳곳에 숨겨져 있는 소똥 지뢰가 정말 만만치 않았다.


그래도 가는 길이 참 예뻐서, 영탄이랑 도란 도란 이야기도 하고 장난도 치면서 걸어갔다.

마지막 정상 도달 15분-20분 정도만 빼면 정말 걸을만 했다.

정상이 해발고도 4800m라니까, 마지막 코스가 정말 힘들긴 한 것 같다.

오르막도 가파른데다가, 비는 계속 내리고, 고도는 높고.

마지막에는 정말 둘다 아무말 없이 걷기만 했으니....


아무튼 그렇게 한 4시간여를 걸어서 도착한 69호수!!!



아름답다고 했는데...

사람들이 정말 끝내준다했는데...


나는 날씨가 별로여서 그랬는지, 정말 실망스러웠다.

오히려 트래킹 시작하기 전에 보여준 다른 호수가 훨씬 아름답고, 69호수는 너무 삭막해보이기만 했다.


어떤 여행자는 파타고니아를 통틀어 남미에서 이제까지 가본 곳중에 제일 아름다웠다고, 너무 좋았다고 하던데.

바다도 그렇고, 산도 그렇고, 다 날씨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건가...


아무튼 너무 춥고, 경치는 그냥 그래서,

정상에 도착해서 정말 숙제하듯 증명사진 후다닥 찍고, 바로 내려왔다.

그래도 트래킹 하는 길이 참 예뻤어. 재밌었어. 위안하면서......

 

여행 떠난지 한 달 반 만에, 드디어 페루에 들어왔다.

페루는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시작하는 곳이라서 그런지, 이곳에 오니 다시 여행이 시작된 기분이다.


에콰도르에서 페루로 넘어오면서 가장 큰 고민은,

'어디로 갈까' 였다.

에콰도르에서 육로로 페루로 들어가게 되면, 페루 북부로 가게 되는데-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도시는 트래킹으로 유명한 '와라스'라는 곳이다.

하지만 쿠엔카에서는 와라스까지 바로 가는 버스가 없다.

선택은 치클라요나 트루히요를 거쳐서 가는 것인데, 보통은 트루히요에 많이 간다. 

트루히요 바로 옆에 우앙차코라는 해변 마을이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바로 그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바로 얼마전까지 2주일 내내 바닷가에 있었던데다가,

왠지 우앙차코 마을이 산타마르타 또는 타강가랑 비슷한 느낌이지 않을까 싶어서 별로 땡기지가 않았다.

그 대신 계속 나를 사로잡았던 곳은 '치클라요'였다.

내가 '치클라요'에 가고 싶었던 이유는 딱 하나다. 

론리 플래닛에 치클라요가 스페인의 정복을 받았던 적이 없는 도시라고 해서이다.

이제까지 남미에 와서 계속 보아온게 스페인 식민지풍 건물로 가득한 도시들이었기 때문에,

식민지풍 건물이 없는 도시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다.

그리고 페루 북부에는 잉카 이전 문명의 흔적을 많이 찾아 볼 수 있는데, 

치클라요에서도 잉카 이전 시판 문명이나 시칸문명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 투어가 있었다.


'거기 뭐 볼 거 없어요' 라는 말들을 들으며 몇 번 고민을 하다가 

역시, 마음이 끌렸던 '치클라요'에 가기로 결정!


치클라요의 첫 느낌은 이집트의 카이로 같다라는 느낌이었다.

도시 내부로 들어가기 이전의 풍경이 사막 풍경이었고, 건물들의 느낌이 약간 그랬다.

인도의 오토릭샤가 다니는 걸 보니 인도의 어느 도시 같은 느낌도 들고...


어쨌든 이제까지 봤던 도시처럼 아기자기하거나 고풍스러운 느낌은 전혀 찾아보기 힘든 도시였다.

하지만 대신, 굉장히 생동감넘치는-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아주 활기 넘치는 큰 도시였다.

외국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유명 관광지가 아니었기 때문에 배낭여행자들을 위한 숙소는 많지 않았지만

그래도 오히려 관광지가 아닌 것이 더 느낌이 좋았다.

특히 첫 날 도착해서 찾아간 로컬 시장에서, 걸어갈 때마다 친근한 미소로 우리에게

하포네스? 치노? (일본사람? 중국사람?) 이러면서 중국말을 따라하는 개구진 모습들이 기분 나쁘지 않았고,

우리에게 표하는 관심과 친절이 매우 고맙고 즐거웠다.


페루에 오기 전에, 이제부터 정말 남미 던전 시작인건가-!! 하며 긴장을 살짝했는데

이게 왠걸. 다들 너무 친절하고, 물가는 싸고, 음식은 콜롬비아나 에콰도르보다 맛있고!!


페루 여행을 시작하는 첫 도시, 치클라요는 여러모로 좋은 인상을 남겨주었다.


그리고 도착한 다음날 떠난 '시칸 투어' 역시 정말 만족스러웠다.


우리가 했던 '시칸 투어'는 2009년에 일본인 고고학자에 의해 발견된 시칸 피라미드와 박물관,

그리고 1990년대에 발견된 시판문명을 볼 수 있는 박물관을 둘러볼 수 있는 투어였는데

아침 10시에 시작해서 저녁 6시에 끝나는 꽤 긴 투어였다.

시칸은 이 유적을 발견한 일본인 고고학자가 붙인 이름이라는데 '달의 신전'이라는 뜻이란다.

시칸은 모체 이후, 그리고 잉카 이전의 문명인데, 잉카 문명이 '태양'을 숭배한 반면 시칸은 달을 숭배했다고 한다.

그래서 유독 여자들의 희생이 많이 있었다는 설명을 들었다.


시칸 문명의 흙 피라미드는 사실, 이게 피라미드란 설명을 듣지 않으면 그냥 아무것도 아닌 흙산 처럼 보일 뿐...

어떻게, 고고학자들은 이것이 피라미드라는 걸 알고, 땅을 파서 그 유물들을 찾아낸걸까. 정말 신기방기할 뿐이다.


아무튼, 시칸 피라미드가 이집트 피라미드와 다른 것은 시칸 피라미드는 속에 아무것도 없단다.

이집트 피라미드는 문이 있어서 안에 들어갈 수 있고, 그 안에 무덤이 있는 반면 시칸 피라미드는 정말 흙벽돌로만

만들어져 있고, 무덤은 바로 피라미드 아래에 깊이 묻혀 있다고 한다.


그래도 가이드가 정말 자세하게 잘 설명해주고, 방문했던 박물관들이 그 당시 모습을 잘 재연해놓아서

볼만 했다.

박물관은 사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 정말 성심성의껏 잘 설명해주는 가이드와

의외로 정말 잘 만들어놓은 박물관의 구성 덕분에 재미있게 구경을 할 수 있었다.


물론 영탄이는, 금새 지루해져서 싫증을 냈지만...


너무나 아기자기 잘 만들어진 토기들과 그 토기에 새겨진 예쁜 그림들. 

어쩜 이런 문명이 갑자기 쇠퇴하고, 또 다른 문명이 생겨나고 그랬을까...그저 신기할 뿐.


시칸 문명도 AD 750~1375년에 있었던 문명이라 고대문명이라고 하기에는 아주 옛날 문명은 아니라지만

잉카 문명도 그렇고, 문자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 알 수 있는 것이 정말 많지 않다고 해서 더 신비로운 것 같다.


페루 남부에는 아주 고대의 카스카라 문명, 중부에는 나스카 문명, 북부에는 모체 문명을 비롯해 시칸과 시판 문명

등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고 하는데,

문명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페루 남부부터 북부까지 재미있는 여행을 할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쿠엔카는 가기 전부터 정말 많은 한국인들에게서

'정말 너무 너무 아름다운 도시'라는 이야기를 숱하게 들은 곳이기도 하고,

에콰도르 현지인에게서도 '쿠엔카는 에콰도르 사람들이 은퇴후 살고 싶은 곳 1위'라는 이야기를

들은 곳이기도 하다.

도대체 얼마나 예쁘길래- 하는 호기심에서 가게 된 쿠엔카.


사실, 쿠엔카도 예쁘지만- 그것보다 과야킬에서 쿠엔카까지 가는 길에 어느 순간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

그게 더 아름다웠다.

버스 안에서 바라다보느라 사진을 남기지 못했지만,

구불구불한 산길을 따라 펼쳐진 멋진 산과, 그 중간 중간에 보이는 크고 작은 예쁜 호수들!

쿠엔카에서 1시간 거리에 갈수 있다는 '카하스 Cajas 국립 공원'의 모습이 저런 모습인가보다- 했다.



쿠엔카에서는 2박 3일 머무르면서

거의 동네 산책만 계속 한 것 같다. 인포센터에서 안내해 준 구시가지 걷는 코스를 따라 걸어보기도 하고,

무작정 골목 골목을 따라 걸어보기도 하고.

약간 뽀빠얀과 비슷하면서, 그보다는 더 붐비고 큰 도시.

알록달록 빨간색 벽돌과 예쁜 발코니들. 오래된 자갈길이 풍기는 작은 유럽도시같은 느낌.


아-이래서 사람들이 예쁘다고 했구나!


쿠엔카를 걸으면서 좋았던 것은 보고타만큼은 아니지만 곳곳의 벽면에 그려진 예쁜 벽화들,

그리고 정말 많은 크고 작은 공원과 그 공원에서 한가로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족들의 모습을 보는 것이었다.


여유가 느껴지는 도시-


호스텔에서 같은 도미에 묵었던 한 남자애는 이곳의 편안함이 너무 좋아 1주일 넘게 떠나지 못하고 있다고 하기도..

시간많은 장기 여행자이거나,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야하는 여행자라면

이곳이 딱일 것 같다!







<Tip> 쿠엔카 숙소


Hostal Yakumama

2박 3일 머물렀던 곳.

구시가지에 위치하고 있어 구시가지 돌아보기에 편리함.

무엇보다 좋은 것은 가격!

6인실 도미토리 1bed 9.5달러. 조식포함.

조식도 잘 나오는 편이고, 전반적으로 시설이 편리하게 잘 구비되어 있고, 깔끔하게 관리되는 것 같음.

공용공간으로 사용하는 거실, 정원 등이 넓어서 좋았음.

와이파이는 방에서는 잘 안되지만 거실, 정원, 식당에서는 잘 터짐.

큰 규모로 하는 호스텔이기 때문에 가족적인 분위기는 없지만,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어서 편리함.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