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되면서
좀 더 부지런하게, 건강하게 살고자 소심한 남편과 함께 수영을 다니기 시작했다.
우리 동네 수영장에는 강습이 이루어지는 주 공간 외에 작은 유아풀 1개와 보글보글 거품이 나는 풀이 2개가 더 있다.
하루는 강습이 끝나고, 거품이 나는 풀에 들어갔다.
수경을 끼고 같이 잠수하는 순간, 바닥부터 보글보글 올라오는 물방울에 둘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다이빙하는 것 같애!!!"라고 외치며 즐거워했다.
"아-키커락 다이빙 진짜 좋았지!!"
"맞아. 그 때 그 물고기 벽!! 기억나? 진짜 물반 고기반이었지?!"
"아 키커락 다시 가고 싶다"
"나는 진짜 그 때 망치상어가 내 눈앞에 나타날 때 '두둥'하는 효과음이 들리는 것 같았어"
"다음에 꼭 다시 같이 가자"
"너 또 혼자 뒤도 안보고 막 가버리는거 아니야?"
"히히히히"
그러면서 또다시 여행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진한 그리움과 가슴 뛰는 설레임을 오랜만에 느꼈다는...
여행 다닐 때는 둘이 자주 티격대기도 하고, 영탄이는 자주 '내가 오려고 해서 온 게 아니야.
어쩔 수 없이 따라온거야'라는 말로 나의 속을 확확 뒤집어 놓았었는데
막상 여행을 다녀온 후에는 영탄이가 훨씬 더 여행 다닐 때 이야기를 자주한다.
여행다닐 땐 많이 쓰지도 않았던 스페인어로 아침인사를 하며 나를 남미의 추억에 빠지게 하기도 하고,
우린 언제 또 다시 길을 떠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