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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간의 남미 여행/에콰도르

D+28 ~ D+41, 물개와 함께 헤엄치고 싶었던 곳, 갈라파고스에서의 2주

지난 2주 동안 갈라파고스에 있었어요.

너무 오랜만의 포스팅이라 왠지, 이런 말투가 나오네요.


갈라파고스는 와이파이가 정말 약한데다가, 툭하면 끊기기 일쑤여서 

카톡으로 메시지 주고받는 것도 답답해서 잘 못할 지경이었어요.

그래서 블로그는 물론이고, 팟캐스트 업로드도 할 수 없었답니다.

덕분에(?) 정말 매일 매일, 자연 속에서 신나게 신나게 놀았습니다.

물론, 매일 매일 엄청난 돈이 쑥쑥 지갑에서 빠져나가기도 했지요....ㅠㅠ


처음에 7박8일 일정으로 비행기를 예약했다가 아무래도 짧겠다 싶어 9박10일로 연장을 했는데,

섬에 도착한 날 밤, 9박 10일도 짧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무려 8만원을 더 주고 13박 14일로 연장해서, 바로 어제 섬에서 나왔답니다.


물론, 섬에서 나오니, 시장에 싱싱한 과일과 야채들이 넘쳐나고, 물가는 절반으로 내려가고,

와이파이는 어딜가나 빵빵하니 정말 너무 너무 좋아요.


하지만-

지난 2주 동안 섬을 하릴없이 거닐고, 다이빙하고, 스노클링하며 느꼈던 그 희열과 충만감은 따라올 수 없네요.


처음 발트라 섬에 도착해서 셔틀버스를 탔는데, 셔틀버스가 갑자기 멈췄어요.

왜 그런가 봤더니 이구아나 한 마리가 총총히 걸어가더군요.

어떤 분은 활주로에서 비행기가 이구아나 때문에 멈추는 것도 봤대요. 


선착장에 있는 많은 벤치들 위에는 바다사자들이 늘어지게 누워 잠을 자고 있고,

선착장 앞바다에서 바다사자와 새끼 상어, 거북이들이 헤엄치는 것을 볼 수 있는 곳.

스노클링만 해도 바다사자와 거북이들을 볼 수 있고

늘어져 있는 바다사자의 다양한 포즈에 웃음 짓게 되는 곳.


어마어마하게 큰 만타 가오리와 함께 바다를 헤엄치고

백상어, 망치상어를 눈 앞에서 보는 기이한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곳.


어딜 가나 처음 들어보는 새소리가 사방에서 울려퍼져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던-

찌는 듯이 더웠지만, 그래도 행복했던 곳.


그런 곳에 있었습니다.

2주 가까이 있었지만, 충분히 다 보지 못하고 와서 나중에 한 번 더 가야할 것 같아요.

나중에는 크루즈를 타고, 가보지 못한 섬에 꼭 가보고 싶어요.

환갑 정도 되면, 가볼 수 있으려나요.


관련 정보는 사진 투척 후에!!!






<Tip1> 갈라파고스 입도 방법

2016년 3월 13일, 과야킬-산타크루즈/산크리스토발-과야킬 기준 정보.

키토 또는 과야킬에서 항공이동. 발트라(산타크루즈 섬으로 갈 수 있는 공항이 있는 섬) 또는 산크리스토발로 in 가능.

보통 산타크루즈 in, 산크리스토발 out 일정으로 간다고 함.

일정이 짧으면 산타크루즈 in-out, 산크리스토발 in-out을 해도 상관없지만, 만약 한 개 섬 이상을 볼 계획이라면

in, out 섬을 다르게 해서 항공권을 예약하는 것이 좋을 것임. 

한 섬에서 다른 섬으로 이동하는 보트 비용이 30달러이기 때문에 다시 돌아가려면 60달러가 듬.


과야킬 공항에 가면 국내선과 국제선 카운터 중간에 갈라파고스 관련 카운터가 있음.

그곳에 가서 20달러를 내고(갈라파고스 여행객 짐 검사 및 공원 보존에 들어가는 비용 보존을 위한 것이라고 함)

짐검사를 하면 짐에 택같은 것을 걸어줌.

거기에서 받은 종이를 가지고 항공사 카운터에 가서 체크인을 하면 됨.

주로 살아있는 생물/씨앗 류를 가지고 갈 수 없게 되어있다고 하는데, 구체적인 리스트가 인터넷에 있는 것으로 암.

우리같은 경우 참치캔, 각종 양념, 면류를 사가지고 갔는데 아무 문제 없었음.


산타크루즈 발트라 공항에 도착하면 다시 한 번 짐검사를 하고, 입도비 100달러를 내면 입도카드를 줌.

이 입도카드는 섬에서 나갈 때 다시 사용하므로, 절대 잃어버리면 안됨.


발트라 공항에서 짐을 찾고 나가면 공항 바로 앞에 셔틀버스가 있음 (무료)

셔틀버스를 타고 5분 정도 가면, 선착장에 도착.

선착장에서 보트를 타고(1달러) 산타크루즈 선착장에 하차. 

산타크루즈 선착장에 하차하면 시내버스가 있음. 시내버스로 푸에르토 아요라(마을)로 이동(2달러. 약 40분 소요)


<Tip2> 지극히 주관적인 갈라파고스 세 개 섬 정보! 산타크루즈 VS 이사벨라 VS 산크리스토발


1) 산타크루즈

가장 많은 사람이 사는 섬. 약 16000명의 인구가 거주하고 있다고 함.

동시에 가장 많은 여행객이 머무르는 섬이기도 함. 그래서 다른 섬에 비해 여행자들을 위한 식당과 기념품 가게, 

다이빙 업체, 여행사, 숙소 등이 가장 많이 있음.


가이드 없이 혼자 가볼 수 있는 곳 중에 꼭 가봐야할 곳 : Las Grietas, Tortuga Bay

라스 그리에따스는 스노클하기에 정말 좋은 곳임. 하지만 바위가 많으니 아쿠아 슈즈 챙겨가야 하고, 

스노클장비 빌려가야 함. 정오에 해가 중천에 떠있을 때 가면 더 좋음.

또르뚜가 베이는 꽤 걸어야 하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을만큼 해변이 아주아주 예쁨.

스노클하기에 아주 좋은 곳은 아니지만, 서핑을 할 수 있는 파도가 센 해변이 있고, 그냥 수영을 하거나 태닝을 할 수 

있는 잔잔한 해변이 있음.



유명한 다이빙 포인트 : Seymour, Gordon Rock.

세이모어는 오픈 워터 자격증만 있어도 갈 수 있으나 고던락은 어드반스 자격증이 있어야 한다고 함.

하지만 어떤 업체에서는 오픈 워터 자격증만 있어도 데리고 간다고 함.

우리는 세이모어에서만 다이빙을 했는데 조류가 세고 시야가 좋지는 않음. 

우리는 망치상어 몇 마리를 아주 뿌연 시야로 몇 마리 보고, 그냥 화이트 팁 상어 2-3마리 정도를 봤는데

다른 한국인 여행자는 고던락보다 세이모어에서 큰 상어 떼를 훨씬 많이 봤다고 함.


절대 비추 다이빙 업체 : 알바트로스. 사장/직원/다이브 마스터 모두 너무 불친절함. 다이빙할 때 케어를 잘 안해줌.

추천 다이빙 업체 : 아카데미 베이. 직접 해본 건 아니지만 다른 일행이 이곳에서 했는데 만족도 높음.

체크 다이빙 하고 들어가고, 중간 쉬는 시간에 물 속에서 봤던 물고기들 도감보면서 설명해준다고.

케어도 잘 해주고, 이곳에서 가는 다이빙 포인트가 다른 업체랑 다르다는 이야기도 있음.


스노클링 투어 : 산타페 투어.

직접 가보진 못하고 이야기만 들었는데, 물개들이랑 엄청 많이 수영할 수 있었다고 함.


스노클 장비를 직접 사서, 갈라파고스 있는 내내 여기저기에서 스노클링을 많이 했는데,

정말 다이빙을 하지 않아도 스노클만으로도 볼 수 있는 물고기들이 정말 많으니, 다이빙 자격증이 없어도 될듯.

그리고 다비이 자격증 없어도 가이드 케어 하에 함께 들어갈 수 있는 체험다이빙도 있음.


2) 이사벨라

당일에 다녀올 수 있는 1일 투어가 있는데 이 투어는 갔다온 사람은 정말 100프로 다 비추하는 듯.

우리는 2박3일로 다녀왔고, 그 중 하루는 튜넬레스 투어, 하루는 화산투어를 하고, 하루는 그냥 동네에서 수영하고 놈.

홍학 서식지와 거북이 서식지를 보기에 가장 좋은 섬. 왜냐하면 마을에서 걸어서 10-20분정도면 가볼 수 있음.

튜넬레스 투어는 정말 잊히지 않는 투어. 스노클링을 두 번 하고, 마지막에 튜넬레스라는 지형을 보고 오는 투어인데

상어, 해마, 거북이 등을 많이 볼 수 있었고, 운좋게 만타레이도 볼 수 있었음.

이사벨라에만 사는 펭귄과 파란발 부비새 볼 수 있었고, 튜넬레스 지형이 정말 정말 아름다움.

시간 여유가 있다면 이사벨라 튜넬레스 투어는 꼭 해보면 좋을 듯.

우리는 산타페 투어와 튜넬레스 투어를 고민했는데, 여행사에서 하나를 고를거면 튜넬레스 투어를 고르라고 해줌.


이사벨라는 다른 섬들에 비해 식당도 적고, 물가는 더 비싸고, 시장은 훨씬 작고 먹을거리가 없음.

만약 이사벨라에 몇 박을 할 계획으로 들어갈것이라면 다른 섬에서 야채류를 좀 사가지고 가는게 좋을 듯..


화산 투어는 가이드를 잘못 만나서(영어가이드라고 했는데 영어가 안되는 가이드가 와서 아무 설명을 못들음..)

별로였음.

지형 자체는 멋졌지만, 멋진 것도 잠깐....4-5시간을 땡볕에서, 아무것도 모른채 걸어야만 해서...좀 아쉬웠음.


3) 산크리스토발

정말 제일 좋았던 섬.

갈라파고스의 주도여서 그런지 다른 섬보다 훨씬 길도 잘 포장되어 있고, 관공서들도 많이 있고,

섬 전체적인 분위기가 깨끗하고 훨씬 잘 정돈되어 있음.

여행사/식당 등은 산크루즈 섬보다 적긴 하지만 부족한 느낌은 없음.

섬 규모가 작아서 훨씬 지내기에 편리한 게 있었고, 다른 섬에 비해 더 비옥한 느낌. 녹색 식물들, 예쁜 꽃나무들이

훨씬 많아서 예뻤고, 동네 곳곳에 공원들이 많이 있었음.


유명한 다이빙 포인트 : 키커락

조류가 정말 세지만, 지형이 너무 멋져서 정말 놓치지 않았으면 하는 포인트!

이곳에서 망치상어 정말 가까이서 세 마리를 보고, 엄청난 수의 물고기 떼도 보았음.

산크리스토발의 모든 다이빙이 그런지는 확실하지 않으나

2층짜리 큰 보트를 타고 다이빙 팀과 스노클링 팀이 함께 가는데, 서비스도 정말 좋았음.

그리고 몇 군데 다이빙 업체를 다녀봤는데 산타크루즈와 다르게 사진/동영상 찍어주는 건 기본제공이 아닌듯.

우리가 한 업체에서는 다이브 마스터가 사진찍어주면 사람들 케어 못해준다고, 고프로를 빌려주지만

다이브 마스터가 찍어줄 수는 없다고 함.


근데 키커락 조류가 정말 엄청나서....다이브 마스터가 사진 찍으면 안될 것 같긴 함.


가이드 없이 가볼만한 곳 추천 : Tijeretas hill, Punta Carola

티헤레따스 힐은 다른 동생들이 추천해줬는데, 물개들이랑 원없이 수영했던 곳이라고...

우리는 그 정도는 아니었지만 물개 많이 봤고, 스노클링하기에 되게 좋은 위치임.

푼타 카롤라는 시야가 좋진 않았지만(모래 해변이라...) 얕은 바다에서 바다거북 5마리를 떼로 보았던 곳.



지극히 주관적인 관점에서, 마지막으로 정리한다면!!

다이빙을 한 번만 할 것이라면 키커락!

스노클링 투어를 한 번만 할 것이라면 튜넬레스 투어!

그냥 무료로 스스로 스노클링을 할 것이라면 산크리스토발의 Tijeretas hill이 최고!

해변에서 여유로움을 즐기고 싶다면 산타크루즈의 또르뚜가 베이!


섬을 한 개만 선택해야한다면, 산크리스토발.

섬을 두 개 선택해야 한다면, 산크리스토발과 산타 크루즈.

세 개 섬을 다 보고 싶다면 아무리 못해도 최소 9박10일은 되어야 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