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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간의 남미 여행/볼리비아

D+71, 한 때 세계를 뒤흔들었다는, '은의 저주'를 받은 도시 '포토시'

포토시는 한국에 있었을 때부터 꼭 들러보고 싶었던 곳이었다.

엄청난 은이 생산되어, 17세기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도시로 부흥했다는-

그 당시 엄청난 은이 유럽으로 흘러들어가 유럽 경제를 뒤흔들었다는-

그리고 그만큼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가혹한 노동환경과 착취로 목숨을 잃어갔다는 그곳.

그 때 죽은 사람들의 뼈만으로 포토시부터 스페인 마드리드까지 다리를 건설할 수 있을 정도라는.

은이 더이상 나오지 않을 때까지, 70년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포토시에 들어오고,

극장과 도박장 등 화려한 건물들이 도시를 가득 채웠다가 지금은 쇠락해버렸다는 포토시.

그곳이 궁금했다.


막상 도착한 포토시는, 그렇게 작지 않았고, 그렇게 쇠락한 도시 느낌도 아니었다.

아마 옛날, 도시가 부흥했을 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쇠락한 도시라는 이야긴가 보다.


새벽 6시쯤 터미널에 도착해

택시를 타고 영탄이가 알아본 숙소 hostel Koala den에 갔다.

Hostel Koala den은 도미토리는 1인당 50볼(60볼을 부르는데 금방 50볼로 깎아준다)이고

더블룸은 150볼인데(더블룸은 어떻게 해도 절대 안깎아준다..) 

포토시에서는 영탄이가 좀 편하게 쉬고 싶다고 해서...우리는 그냥 더블룸에 묵기로 했다.

하지만 뭔가 너무 비싼 것 같기도 하고, 체크인 시간까지 시간이 많이 남기도 해서 

다른 숙소들을 돌아다녀봤는데, 더블룸이 싸면 80볼에서 120볼 정도까지 가격이 형성되어 있었다.

근데 난방이 되는 숙소는 하나도 없었다.

코알라 덴은 숙소 중앙에 난방시설이 있고, 더블룸에는 방 안에도 난방시설이 있어서 확실히

숙소 안에 들어가면 따뜻하다. (포토시는 고도가 5천미터 가까이 되서 해지면 꽤 춥다)

그래서 그냥 돈 더내고 따뜻한 걸 선택, 코알라 덴에서 묵었는데 결과적으로는 만족스러웠다.

특히 아침이 정말 푸짐하게 나온다. 빵이 양껏 제공되고 작은 팬케이크에 스크램블 에그.

2-3종류의 과일. 차/커피와 신선한 생과일 쥬스. 

그리고 난방도 정말 정말 빠방해서, 자다가 건조해서 깰 정도. (도시 자체도 건조하다)


아무튼 첫 날은 숙소를 잡고, 광산 투어를 알아봤다.

그 전에 다른 블로그와 트립 어드바이저에서 본 Big deal tour라는 곳이 있었는데,

그곳은 전직 광부 노동자가 세운 회사로, 전현직 광부 노동자들이 일을 하는 곳이라고 한다.

아무래도, 광부 노동자들이 하는 곳이라면 조금 더 광산 투어의 질이 좋지 않을까,

그리고 지역 사회에 리워드되는 것이 더 많지 않을까란 생각에 그곳을 찾아갔다.

다른 회사에서 최저70볼까지 봤던 투어가 이곳에서는 150볼이다.

호스텔 코알라 덴은 여행사도 같이 하는데, 코알라 덴에서는 120볼을 불렀었다.

한참을 고민하다가 그냥 big deal tour를 믿어보기로 하고, 그곳에서 예약을 했다.


결과적으로 광산 투어는 흥미로웠다. 

하지만 꼭 big deal tour여야 했는지는 모르겠다.

우리는 가이드해준 아저씨는 15살부터 광부로 일을 하다가 지금은 이 여행사에서 일을 하게 되서

광산에 더 이상 나가지 않아도 된다고, 너무 행복하다고.

더 많은 관광객들이 올 수 있게 이야기해달라고 이야기했지만-

우리가 투어를 하러 들어간 광산에서 만난 다른 노동자들에게 우리가 낸 투어비가 돌아가는 지는

전혀 모르겠다. 나중에 물어보니 돈을 지불한다고 하긴 하지만, 아마 광산 소유자나 그 그룹의 짱한테나

좀 돌아가지 않을까란 추측을 해본다.

왜냐면 투어를 시작할 때 광부 시장에 들르는데, 거기서 광부들에게 줄 선물을 사라고 하고,

어쩌다가 광산안에서 광부 노동자분들을 만나면 선물을 주라고 한다.

근데 그게 왠지 다인 것 같은 느낌? 그리고 노동자 분들과 대화도 할 거라고 했었는데 그런 것도 없었고,

처음엔 광산 안에 꽤 깊숙히 들어갔는데 일하고 있는 사람이 아무도 안보여서 가이드가 당황하기도 했다.

아마, 축구에 빠져서 지금 일하러 안온 것 같다며, 다른 갱도에 들어가보자고 말하는데,

이 투어가 사전에 노동자분들과 전혀 조율되어 있는게 아닌 것 같았다.


그래도, 투어 자체는 흥미로웠다.

포토시의 간단한 역사와 옛날 식민시절 광산 노동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

현재의 문제점에 대한 것들을 들을 수 있었고, 직접 갱도 안에 들어가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볼리비아에 길게 있지 않았지만

계속 드는 생각이, 정말 많은 자원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을 효율적으로 잘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거다.

지금 포토시에서 채굴하는 광물들만 해도, 정제할 공장이 없어서 근처 다른 나라로 그냥 보낸다고 한다.


칠레에게 구리 자원이 풍부한 바다 쪽 영토를 빼앗겨 내륙국가가 되는 바람에 해상무역도 쉽지 않고,

인구가 고작 1000만을 조금 넘는, 힘없는 나라. 볼리비아.


그곳의 역사가 궁금한 분들은 우유니에 가기 전, 잠시 포토시에 들려도 좋을 것 같다.



포토시 역사와 관련된 글은 정리가 잘 되어 있는게 있어서 링크를 공유합니다.

http://blog.naver.com/tack27/110036032884

http://www.theguardian.com/cities/2016/mar/21/story-of-cities-6-potosi-bolivia-peru-inca-first-city-capitalism



<Tip> 포토시 광산 투어

포토시는 많은 사람들이 '정말 할 것 없는 곳' 이라고 이야기 한다.

맞다. 할 꺼리를 찾으면야, 있겠지만- 사실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이곳에서 광산투어만 하고 떠난다.

우리는 이곳에서 2박을 했지만, 정말 시간이 없어서 그냥 광산투어만 하고 빨리 지나가고 싶다면

그것도 가능하다.

광산 투어는 대부분 아침 8시 30분, 오후 1시 이렇게 두 번 이루어진다.

나는 오전 투어를 했는데, 우리 그룹의 어떤 커플은 당일 투어 출발 10분 전에 여행사에 도착해서

바로 돈을 내고 투어에 합류했다. 

만약 새벽에 포토시에 도착하면, 바로 투어사를 찾아서 아침 투어를 하는 것도 불가능한 건 아닐듯하다.

그리고 오후에 다른 곳으로 떠나면 되니까.


우리가 묵었던 koala den hostel은 호스텔 뿐 아니라 여행사, 카페 겸 식당 까지 많은 지점을 가지고 있고,

이 쪽 지역에서는 모르는 사람들이 없는 것 같다. 여행자들도 정말 많이 이용하고.

하지만 이름없는 일반 여행사나 호스텔에 비하면 조금 비싸다. 하지만 서비스는 확실해보인다.

광산투어는 koala den에서 하면 120볼. big deal tour에서 하면 150볼.

그냥 일반 여행사에 가서 물어봤을 때는 원래 90볼인데 지금 예약하면 70볼까지 해주겠다고 했었다.

big deal tour라고 해서 특별히 더 좋은 방진복이나 마스크를 주지는 않았다.

투어에 포함된 내용과 가격을 비교해보고 결정하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