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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여행

D+23, 적도의 나라 에콰도르, 키토 너무나도 좋았던 콜롬비아를 떠나 버스를 타고, 타고, 또 타서 힘들게 밤 늦게 키토에 도착했다.(에콰도르에서 버스를 타보니, 콜롬비아 버스 시스템이 얼마나 체계적이고 안전했는지 알 수 있었다.) 키토에 도착한 날 밤부터 비가 거세게 내리더니, 다음날도 계속 비가 내리고 우중충...밝고 쾌활했던 콜롬비아와 다르게 키토의 첫인상은 약간 우울한 느낌이었다.그래도 키토에서 주어진 시간은 단 2일. 맘 같아서는 뜨끈뜨끈한 전기장판 밑에 쏙 들어가서 귤이나 까먹으며 뒹굴뒹굴 거리고 싶었지만여기엔 뜨끈뜨끈한 전기장판 따위 존재하지 않으니- 그냥 부지런히 밖으로 나가보았다. 키토 첫 날.구시가지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라던데 처음에는 그렇게 예쁜 줄 모르고 돌아다니다가구시가지 완전 중심부로 가면서부터는 어쩜 이렇.. 더보기
D+20, 하얀 도화지 같은 도시, 뽀빠얀 소심한 남편 영탄이의 다이빙 강사의 고향, 뽀빠얀.국경을 넘기 전에 들를까 말까 고민하던 곳이었는데, 하도 음식 자랑을 해서 결국 하루 들르기로 결정!! 근데, 정말 안들렀으면 큰 일날 뻔 했다.게다가 영탄이가 처음으로 더 머무르고 싶어했던 도시!! 뽀빠얀의 하얀 건물들과 그 바로 위에 손에 잡힐듯 파란 하늘과 뭉게뭉게 하얀 구름은정말 너무 너무 너무 아름다웠다.그동안 봤던 도시들의 건물이 다 그래피티로 장식되어있거나 원색으로 알록달록하게 칠해져있었다면뽀빠얀은 도화지처럼 하~~얀 건물들로 빼곡히 채워져있고,2층 건물도 찾아보기 힘들만큼 건물들도 낮다.식민지풍의 건물은 아주 잘 관리되어서 예쁘고, 중소도시답게 조용하고 한적하다.하지만 곳곳의 공원들에 북적이는 학생들과 거리 곳곳에서 울려퍼지는 음악들로 전혀.. 더보기
D+17, 변화의 도시 메데진 메데진에 오기 직전의 1박 2일 캠핑과 트래킹, 잦은 이동으로 기진맥진해있던 우리는메데진에 와서 완전 긴장감이 풀려서 굉장히 게으른 하루하루를 보냈다.메데진에서의 첫 날은 숙소가 있는 Poblado지역을 어슬렁 거리며 구경했고,둘째날에는 겨우 힘을 내서 센트로(구시가지) 지역에 가서 보테로 광장과 안티오키아 박물관,산 안토니오 광장 등을 둘러보고, 케이블카를 타고 갈 수 있다는 Santo Domingo라는 곳에 갔다왔다.셋째날에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추천해서 도저히 안하면 안되겠다 싶어 리얼시티투어를 했는데,정말 정말 대 만족이었다.내가 메데진에 대해 알게 된 것 대부분은 이 워킹투어를 통해서다. 메데진은 마약왕 파블로 코소바르가 태어나고 활약하던 곳으로 한 때 마약 카르텔로 악명이 높았던 도시였다. 보.. 더보기
D+16, 보물같은 바다가 있는 곳, 타이로나 국립공원 산타마르타에서 1시간 정도 떨어진 '타이로나 국립공원'에 갔다.한국에 있을 때 '지카 바이러스' 때문에 가지말아야겠다고 생각했던 곳이었다.하지만, 정작 이곳에 오니 정말 거짓말같이 '지카'에 대한 경계가 확 무너져버렸다.현지인들도 그곳 지카 모기는 살지 않는다고 하기도 하고. 아무튼 그래서 1박 2일로 타이로나 국립공원에 갔다.타이로나 국립공원에 간다고 하면 현지인들은 하나같이 그곳이 자기가 정말 사랑하는 곳이라고 이야기했다.그래서 더욱 기대가 됐다. 도대체 어떤 곳이길래 여기 사람들이 이렇게 좋아하나. 그리고 그곳에 가서, 그 이유를 알았다. 타이로나 국립공원은 산과 바다가 만나는 곳이라 그 사이에 두 개의 생태계가 있기 때문에 굉장히 다양한 식물과 동물종이 서식하는 곳이라고 한다. 검은 짖는 원숭이,.. 더보기
D+14, 타강가의 마리오 아저씨를 그리워하며- 타강가에서 우리는 'Taganga Dive Inn'이라는 곳에 묵었다.깔끔하게 정리된, 이곳 원주민이 그려진 그림이 곳곳에 장식된 아담한 집은 주인장의 애정어린 손길이 느껴져서 기분이 좋아지는 곳이었다.특히나 전날 하루 묵었던, 하얀 벽면에 아무것도 걸려있지 않은-그냥 덩그러니 침대 하나와 낡은 냉장고, 그리고 전혀 사용하는 사람을 고려하지 않고 설계된 욕실이 있던 그 숙소에 실망해서예쁜 나무에 해먹이 걸려있는 작은 정원이 딸린 그 집이 더욱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Taganga Dive Inn'의 주인장은 마리오 아저씨다.깡마른 몸에, 항상 모자를 눌러쓴 마리오 아저씨는, 하루종일 쉬지 않고 마당을 쓸고,집 곳곳을 살피고, 마당에 딸린 식당 바에 앉아 음악을 틀었다.친절했지만, 어딘지 모르게 더 가.. 더보기
D+12, 타강가에서의 마지막 밤 정말 길어야 5일이구나...오늘은 타강가에서의 마지막 밤이다. 월요일에 도착했는데, 눈깜짝할 사이에 벌써 금요일이 되어버렸다.오늘은 남편이 아주 어렵게 오픈워터 자격증을 땄고(언어때문에 힘들었다..ㅠㅠ)타강가에서의 마지막 밤을 이곳에서 만난 낯선, 새로운 친구들과 함께 콜롬비아 소주로 마무리 했다. 콜롬비아, 노르웨이, 스위스, 한국, 에콰도르, 루마니아...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다이빙'을 매개로 한 곳에 모였고 영어와 스페인어와 한국어가 뒤섞였다.MS에서 프리랜서로 일하며 2-3년을 여행하고 있는 스위스 국적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부러웠고,다이빙 강사가 되어 새로운 인생을 즐기기 시작했다는 한 에콰도르 여성이 멋져 보였다.전 생애를 농구만 하며 살아온, 지금은 다이빙을 시작하면서 듀오링고로 영어를.. 더보기
D+11, 콜롬비아 타강가에 대한 몇 가지 정보 까르타헤나에서 타강가에 온 지 이제 4일째다.며칠 돌아다니면서 다행히 맛집도 하나 찾았고, 대충 물가도 파악했다. 타강가는 산타마르타에서 4-5km 떨어진 아주 작은 어촌 마을인데,아마도 이렇게 관광지화가 되기 전에는 정말 한적한 어촌 마을이었을 것 같다.오기 전에 봤던 책에서, 그리고 이미 이곳을 다녀간 많은 여행자들의 블로그를 통해서타강가는 한적하고 아름다운, 작은 어촌 마을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실제 내가 느낄 때는...그닥 그런 느낌은 아니다. 한적하다고 하기엔 이미 많이 관광지화가 되어 버려서해변을 따라 죽 늘어선 식당들은 꽤 비싸고, 맛도 그냥 그렇고, 삐끼도 많고.. 조용하게 해안가를 따라 걷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면, 그건 포기하고 오는 게 나을 것 같다.물론, 사진을 찍기에 따라 아주 .. 더보기
D+09. 카르타헤나를 떠나 타강가로 남미에 온지 9일째,첫 번째 도시인 보고타를 떠나 까르타헤나로, 그리고 지금은 타강가에 와있다.보고타가 너무 좋아서였을까-까르타헤나는 생각했던 것만큼 아주 좋지는 않았다.일단은 너무나 더웠던 날씨가 당혹스러웠고(들어서 알고는 있었지만 막상 닥치니 정말 힘들었다;;)아무런 숙박 정보 없이 도착했는데, 하필 도착하는 날이 토요일이었던 바람에 숙소를 찾는 게 진짜 힘들었다.무려 6군데를 돌아다녔는데 방이 하나도 없어서..으리으리한 호텔에 들어갈까 하는 유혹까지 있었다...어쨌든, 다행히 도미토리룸을 구할 수 있었지만, 물가가 보고타보다 훨씬 높아서 가격대비 숙소도 그냥 그랬다.8인실 도미토리가 한 명당 45,000페소였는데 다른 데도 도미토리는 대부분 개인당 4-5만 페소인 것 같고더블룸은 싸면 12만 페소,.. 더보기
D-day, 우리는 아직도 비행중- 2월 14일 13시 15분 비행기를 타고 인천공항을 출발한 우리는 아직도 이동 중이다.나리타까지 2시간 비행을 하고,나리타에서 미국 휴스턴까지 11시간 비행을 한 후,현재 휴스턴 공항에서 9시간째 체류 중. 이제 1시간만 더 있으면 보고타 행 비행기를 탄다.마지막으로 6시간만 더 날아가면, 그토록 가고 싶던 남미 대륙이다. 긴 비행과 긴 중간 체류가 피곤할 거라 예상은 했지만, 정말 힘들다.허리도 아프고, 발과 손도 붓고, 떡진 머리와 퉁퉁 부은 얼굴은 정말 가관이다.어떻게 보면 여행은 정말 사서 고생하는 일인 것 같기도 하다. 그치만, 그렇게 고생스러워도 낯선 곳에서 느껴지는 설레임 때문에 계속 떠나는 거겠지. 미국 입국 심사혹시 몰라 ESTA 신청 내역을 출력해갔는데 별도로 필요하지 않았다.미국에 도.. 더보기
D-day, 출발 ​ 드디어 출발!!!! 2/14 유나이티드 항공을 타고 일본 나리타, 미국 휴스턴을 경유하여 2/15 06시 콜롬비아 보고타에 도착 예정!! 유후~~~~~!!!! 신난다, 신난다!! 드디어!!! 가는구나!!!! 아, 유나이티드 항공 휴스턴 경유는 체크인 한 짐을 중간에 찾을 필요없이 바로 최종 목적지로 보내준다고 한다. 미국 경유할 때 중간에 짐찾고 체크인 다시 하고 그래야한다 그래서 번거롭겠다 생각했는데 다행히 휴스턴 경유는 안그래도 된다고 한다. 중간 경유지 보딩패스까지 다 인천에서 한 번에 발급받아서 중간에 수속을 따로 안해도 된다. 더보기
D-20, 콜롬비아 저가항공 '비바콜롬비아' 소개 저가항공을 잘만 이용하면 버스보다 저렴하게 이동할 수 있다는 건 모두 아는 사실!특히 콜롬비아의 저가항공 '비바콜롬비아'는버스비와 비슷하거나 약간 더 비싼데산악지대가 많은 콜롬비아는 버스 이동이 쉽지 않다고 하니,비바 콜롬비아를 이용하는 게 비용 및 시간 대비 훨씬 좋은 선택이란 이야기가 많다.우리 역시, 허리디스크가 의심되는 소심한 남편을 생각해서 비용차이가 많이 안나는 구간은 가급적 항공편을 이용하기로!! 비바 콜롬비아 이용하기 비바 콜롬비아 사이트를 한 번 살펴보자!☞ https://www.vivacolombia.co/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는 낯선 언어에 당황하지 말자. 우측 상단에서 Espanol 대신 English를 선택할 수 있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여타 항공예약 사이트와 똑같다.one w.. 더보기
D-27, 남미여행 루트짜기 남미는 엄청나게 큰 대륙이다.그냥 '남미'라고 뭉뚱그려 말하지만, 그 안에는 10개가 넘는 나라가 있고, 크기도 어마어마하다. (유럽 정도를 생각했다면 큰 오산!!)남미 대륙에서 5번째로 큰 나라라는 볼리비아가 프랑스와 스페인을 합친 정도 크기이고, 볼리비아의 유명한 우유니 소금사막 하나가 경기도보다 크다고 하니상상해보시길...(우유니 소금사막 12,106k㎢, 경기도 10,184㎢)이렇게 어마어마하게 큰 대륙을 단 100일만에 여행한다는 것은,가장 효율적인 경로로, 정말 원하는 곳만 가야한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어디 가보고 싶은 곳이 한두군데인가. (소금사막 때문에 남미를 꿈꿨지만, 론리플래닛을 펼쳐든 순간-수많은 꿈들이 생겨버렸다;;)주어진 돈과 정해진 시간 안에서 가장 후회없는 선택을 하는 것. .. 더보기
D-33, 백문이 불여일견이라지만 - 남미 관련 책 추천 여행을 꽤 많이 다녔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가 다녔던 곳에 대해 잘 모른다.내가 보고, 듣고, 경험한 것으로만 그 나라를 바라보니이해의 폭이 협소할 수 밖에 없었고, 그게 늘 아쉬웠다.항상 여행을 다녀와서야 '이집트 역사기행'이니 하는 책들을 들추어보며'아, 거기가 이런 곳이었구나' 뒤늦게 깨닫곤 아쉬워했던 게 정말 한 두 번이 아니다.백 번 듣는 것이 한 번 보는 것보다 못하다지만,백 번 보더라도 아무런 사전 지식이 없으면 내가 만든 틀만 가지고 바라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이번엔, 여행 가기 전에 다양한 책들을 두루 읽고 가리라 다짐을 하고, 책목록을 쫙! 뽑아두었....지만..이번에도 역시 많이 읽지는 못했다. (핑계지만...바빴다고...;;;;지금부터 읽을...!!) 그래도 읽었거나, 현재 읽.. 더보기
길치 아내와 소심한 남편의 '가능한 남미여행' 그러니까, 벌써 10년도 훨씬 전이었습니다.배낭여행에 맛을 들이기 시작했던 20대 초반 어느 날,인터넷에서 우연히 우유니 소금사막 사진을 보았고,그 때부터 막연하게 '남미'를 꿈꾸게 되었습니다.한없이 푸른 하늘을 품어 안은 광활한 소금 사막, 무엇이 하늘이고 무엇이 땅인지 알 수 없는, 세상에서 가장 큰 거울이라는 그 소금사막을 두 눈으로 직접 보고 싶다는 생각.그 생각 때문에 '언젠가 꼭 남미에 가리라'고 다짐에 또 다짐을 했습니다.항공사 프로모션 알림을 설정해놓고, 틈만 나면 항공권을 조회하며,얼마 되지 않는 통장 잔고와 먹고 사느라 얼마 낼 수 없는 시간들을 아쉬워하며그렇게 시간을 보냈습니다.그리고 2016년. 더 늦으면 못갈지도 모르겠단 불안감에,지금이야 말로 휴식을 취할 때라는, 그래야 다시 앞.. 더보기